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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팜 트레일워커에 800명 몰려, 100km 걷고 기부하는 극한 도전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4-05-20 17: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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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팜 트레일워커에 800명 몰려, 100km 걷고 기부하는 극한 도전
▲ 지난해 열린 '2023 옥스팜 트레일워커'에서 참가자들이 코스를 완주한 뒤 결승선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옥스팜 코리아>
[비즈니스포스트] 전 세계 빈곤층을 돕기 위해 38시간 동안 100km를 걷는 도전형 기부행사에 약 800명의 참가자가 몰렸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25~26일 이틀 동안 강원도 인제군 일대에서 열리는 ‘2024 옥스팜 트레일워커’에 195개 팀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옥스팜 트레일워커는 4인 1조로 정해진 코스를 제한 시간 안에 걸어서 완주하는 도전형 기부 프로젝트다.

1981년 홍콩에서 처음 시작돼 현재 영국, 뉴질랜드, 프랑스, 인도, 호주 등 전 세계 12개국에서 열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7년 전라남도 구례에서 처음 열렸다.

이후 강원도 인제와 고성군 일대 등에서 열린 여섯 차례 대회를 통해 모두 9억1400여만 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행사를 통해 모인 후원금 전액은 가난으로 고통받는 전 세계 사람들을 돕기 위한 식수, 위생, 생계, 교육 프로그램 등에 사용된다.

큰 결심과 체계적 훈련이 필요한 극한의 도전형 프로젝트임에도 약 800명이 참가한다. 이번 행사를 위해 미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홍콩 등에서 한국을 찾은 외국인 참가자도 105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참가자의 연령대 역시 13살의 중학교 1학년 최연소 참가자부터 77세 최고령 참가자까지 폭넓다.

각 참가팀에 담긴 이야기도 다양하다.

후천성 시각장애 1급으로 앞을 볼 수 없는 김미순씨와 그녀의 길잡이가 되어준 남편 김효근씨가 함께하는 '멈추지 않는 도전' 팀은 2017년 한국에 옥스팜 트레일워커가 소개된 이래 매년 참가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대회가 열리지 못한 한 해를 제외하고 이번이 7번째 도전이다. 이들은 옥스팜 트레일워커 홍보대사 자격으로 2018년 11월 열린 옥스팜 홍콩 트레일워커에 참가해 역시 완주에 성공하기도 했다.
 
행사가 열리는 강원도 지역 참가자들도 눈길을 끈다.

강원도 소방학교 31기 졸업생들로 구성된 ‘GFF_31’팀은 옥스팜 트레일워커의 핵심인 팀워크와 기부 펀딩에 공감해 참가하게 됐다.

의사, 치과의생사, 간호조무사 등 강릉원주대치과병원 직원들로 구성된 'GWNUDH솔아름' 팀은 평소 작게나마 기부활동을 이어오던 중에 지역에서 열리는 옥스팜 트레일워커 소식을 접하고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420만 원 넘게 기부 응원을 받고 있는 '클린워터' 팀은 물을 마실 수 없어 수십 마일을 걸어 물을 뜨러 가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지은 이름이다. 운동을 좋아하는 40대 직장인 혼성팀으로 철인 3종 요가 선생님, 노무사, 특공무술 관장, 비즈니스 코치 등 각기 다른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한국에 살고 있는 다국적 외국인으로 구성된 '화이트 크로우 브루잉' 팀은 산악가이드 겸 백두대간 사진작가인 로저 셰퍼드가 이끌고 있다. 로저 셰퍼드는 뉴질랜드 출신으로 남한 백두대간을 종주하고 북한 백두대간의 주요 산들을 오른 최초의 외국인으로 2016년 옥스팜 트레일워커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로저 셰퍼드와 평창에서 수제맥주 바를 운영하고 있는 캐나다인,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호주인과 미국인이 의기투합했다. 팀명은 캐나다 출신 레스 팀머맨즈가 운영중인 수제맥주 바 이름에서 따왔다. 이곳에서 이들은 기부펀딩을 위한 행사를 열기도 했다.

지경영 옥스팜 코리아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춤했던 오프라인 기부 문화가 다시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다”며 “기부의 방식이나 대상이 다양해지면서 참가자들도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자연스럽게 기부의 생활화가 이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38시간 100km 완주라는 결코 쉽지 않은 도전에 나선 모든 분들을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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