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를 단종하면서 애플과 LG전자, 구글 등 경쟁사가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연말 성수기를 맞아 반사이익을 보게 됐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은 경쟁모델인 애플 아이폰7과 V20이 점유율을 늘릴 계기를 줬다”며 “북미와 유럽, 중국에서 모두 기회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
|
▲ 애플 아이폰7,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LG전자 V20(왼쪽부터). |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판매를 재개한 뒤 연말까지 600만 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리콜 뒤 발화사고가 계속 발생하자 생산을 완전히 중단했다.
증권사 S&P는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으로 애플 아이폰7 시리즈의 4분기 판매량이 기존 예상보다 1500만 대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아이폰의 품질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며 추가적 교체수요를 이끌 수 있다고 파악한 것이다.
모건스탠리도 대화면 스마트폰의 잠재수요가 아이폰7플러스로 대거 이동하며 애플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경우 세계적 유통망을 확보하지 못해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에 따른 수혜가 제한적일 수 있다. 하지만 애플은 글로벌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게 된 셈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놓은 LG전자와 구글은 미국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됐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수년째 고전했지만 V20을 출시하며 미국에 마케팅과 영업망을 집중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구글은 픽셀 시리즈로 하드웨어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갤럭시노트7의 경쟁작으로 꼽힐만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그렇게 많지 않다”며 “소비자의 수요가 V20과 픽셀로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미국 이통사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갤럭시노트7에 내걸었던 사은품 증정 등 마케팅 행사를 아이폰7과 V20에 집중할 공산도 크다. 미국 스마트폰 수요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연말 성수기에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시장판도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시장에서 독보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만큼 생각보다 수요이동이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프리미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갤럭시노트7의 판매중단으로 발생한 대기수요는 내년 갤럭시S8로 대거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IDC도 “삼성전자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이미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갤럭시S7 등 대체모델로 수요가 이동해 삼성전자가 타격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