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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경계현-SK하이닉스 곽노정, AI 훈풍에 낸드 '400단 적층' 선점 올인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4-05-09 14:3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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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815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경계현</a>-SK하이닉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408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곽노정</a>, AI 훈풍에 낸드 '400단 적층' 선점 올인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AI 훈풍에 힘입어 낸드플래시 적층 경쟁에 힘을 주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훈풍으로 낸드플래시 시장도 호기를 맞음에 따라, 같은 크기라도 고용량을 제공하는 적층 낸드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특히 내년 이후 ‘400단 적층’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9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2025년 400단 대의 10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 적층 기술 경쟁에서 '초격차'를 만들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290단으로 추정되는 '9세대 V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는데, 1년 만에 300단 대를 건너뛰고 바로 400단 대 10세대 V낸드를 생산하겠다는 공격적 로드맵을 잡은 것이다.

낸드플래시 기업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적층 단수 경쟁을 벌여왔다.

낸드플래시는 휘발성 메모리반도체인 D램과 달리 전기가 끊어진 상태에서도 데이터가 보존되는 비휘발성 메모리반도체다. 저장단위인 셀을 많이 쌓을수록 좁은 면적에 더 많은 저장공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성능이 좋아진다.

삼성전자는 과거 낸드플래시에서 압도적 경쟁 우위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와 기술격차가 급격히 좁혀졌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공정 기술력에서 추월당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 마이크론은 2021년 삼성전자보다 먼저 176단 낸드플래시를 양산했고, 2022년 232단 낸드플래시도 가장 먼저 양산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238단 제품을 생산하며 단수 경쟁에서 다소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경쟁사 추격에 삼성전자는 400단 V낸드로 직행해 기술 우위를 되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3월 "9세대 V낸드 등과 같은 신공정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개발해 반도체업계를 선도하고 첨단공정 비중 확대와 제조 능력 극대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815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경계현</a>-SK하이닉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408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곽노정</a>, AI 훈풍에 낸드 '400단 적층' 선점 올인
▲ 삼성전자가 양산하는 '9세대 V낸드'. <삼성전자>

400단 V낸드에는 기존 더블 스택이 아닌, 트리플 스택 공정이 활용된다. 

낸드플래시는 가장 아래 셀과 맨 위층에 있는 셀을 하나로 묶은 스택 구조로 이뤄진다. 셀을 하나의 묶음으로 만들면 ‘싱글 스택’과 두 개의 묶음으로 만들면 ‘더블 스택’이 되는 식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유일하게 160단 이상의 낸드플래시를 싱글 스택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즉 트리플 스택을 도입하면 단순계산으로 480단까지 쌓아올릴 수 있는 것이다.

반면 경쟁사들은 싱글 스택으로 쌓아올릴 수 있는 최고 단수가 120단~130단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실적발표 콘퍼러스콜에서 “독보적 식각 공정으로 세계 최초 160단 낸드 위로 한 번에 구멍을 뚫는 싱글스택 기술을 구현했다”며 “더블 스택만으로 300단 수준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달리 2025년 초 트리플 스택을 활용한 321단 V낸드를 출시한 뒤, 400단으로 순차적으로 옮겨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현재 낸드는 238단까지 적층해 잘 올라가고 있지만, 400단까지도 이렇게 갈 수 있는가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400단 적층의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인데, SK하이닉스는 최근 이를 위해 도쿄일렉트론(TEL)의 극저온(Cryo) 식각 장비를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반적으로 0~30°C에서 작동하는 기존 장비와 달리 극저온 식각 장비는 –70°C에서 고속으로 식각해, 전자가 이동하는 홀(채널 홀)을 더 균일하게 뚫을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싱글 혹은 더블 스택 만으로도 400단 이상의 낸드를 쌓아올릴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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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가 양산하는 238단 4D 낸드플래시. < SK하이닉스 >

또 SK하이닉스는 400단 이상 낸드에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활용하면 범프 없이 칩과 칩을 접착하고, 데이터 통로를 곧바로 연결해 칩의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그동안 가격 하락으로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던 낸드플래시는 올해 들어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오랫동안 공급과잉에 시달리던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낸드 가격은 22~28%가량 인상됐고, 이와 같은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등장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폭증하면서 고성능 낸드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낸드 적층 경쟁은 앞으로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2분기에도 낸드 가격 상승률이 10~15%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거대언어모델(LLM)과 추론 모델을 위해 더 많은 트레이닝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고용량 낸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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