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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산업은행·IBK기업은행에 대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료를 확인하고 있다.<뉴시스> |
차기 IBK기업은행장은 누가 될까.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유력한 기업은행장 후보로 한때 거명됐지만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여론에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내부 승진을 바라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청와대와 금융권에 따르면 현 전 수석이 청와대에 기업은행장으로 가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고 청와대는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전 수석은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친박인사가 기업은행장으로 가는 것은 청와대에 적잖은 부담을 안겨주게 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도 “현 전 수석은 기업은행장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며 “금융이 아니라 다른 분야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전 수석은 옛 주택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을 2004년 정치에 입문했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
그는 6월에 정무수석에서 물러났는데 그 뒤 국민은행장 또는 기업은행장으로 낙점됐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기업은행장 후보로 함께 거명되던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0월 초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취임하자 현 전 수석 내정설이 더욱 힘을 얻기도 했다.
국감에서도 차기 기업은행장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6일 국감에서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 전 수석이 기업은행장에 내정됐다는 얘기가 있다고 지적하자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고 부인했다.
현 전 수석이 후보군에서 빠지면서 차기 기업은행장이 누가 될지 다시 관심사로 떠올랐다. 기획재정부나 금융위 등 주요 부처의 차관급 인사가 옮겨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박근혜 정부 출범 전 대통령직 인수위 경제2분과에서 활동한 서승환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이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유력하다는 말도 나온다.
기업은행은 내부적으로 외부인사가 행장으로 오는 데 대해 달갑지 않아 한다. 청와대나 금융당국 출신 인사가 낙점될 경우 최근 두 차례 내부출신 은행장을 배출했던 성과가 빛이 바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준희 전 행장은 2010년 말 행원 출신으로 기업은행 최초로 내부승진한 행장이 됐다. 이어 권선주 행장이 2013년 말 취임해 은행권 최초로 여성 은행장에 오르며 ‘유리천장(여성이 고위직에 올라가는 것을 막는 보이지 않는 차별)’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권 행장 체제에서 기업은행은 지난해 1조 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좋은 실적을 냈다. 기업은행은 내부 출신 인사가 은행장으로 승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실적만 보면 내부승진이나 권 행장 연임을 고려해 볼 수 있겠지만 정권 말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외부 인사가 오는 것을 막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정부가 지분 51.8%를 보유한 국책은행인데 기업은행장은 별도의 공모없이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면 청와대가 임명한다.[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