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5대 금융지주(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실적을 살펴보면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가운데 신한투자증권만 유일하게 1분기 순이익이 후퇴했다.
신한투자증권은 1분기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757억 원을 냈다. 1년 전보다 36.6% 줄었다.
지난해 3,4분기 연속 순손실을 본 것과 비교하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지난해보다 순이익이 40% 가까이 줄면서 경상적 이익수준을 회복하진 못했다.
반면 NH투자증권(2255억 원), KB증권(1989억 원), 하나증권(899억 원)은 1분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모두 늘었다. 우리금융은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신한투자증권의 실적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올해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위탁수수료 수익이 20% 가량 늘었지만 운용부문 수익이 지난해보다 70% 넘게 감소하면서 전체 실적이 줄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 영향으로 위탁매매 수수료가 증가했지만 과거 취급했던 인수금융 자산에 대한 손상 영향으로 영업수익이 감소하면서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줄었다"고 설명했다.
김상태 사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추가 임기 2년을 부여 받았다는 점에서 실적 회복이 늦어지는 상황이 더욱 뼈아플 수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증권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교체된 가운데 모든 계열사 대표를 유임시켰다. 그 중에서도 김상태 사장에게는 연임 시 1년씩 임기를 부여하던 관례를 깨고 임기 1년을 더 부여하며 신뢰를 보냈다.
김 사장은 우선 자신의 '전공 과목'이기도 한 IB부문에서 성과를 입증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IB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로 평가된다. IB부문 경쟁력이 다소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던 신한투자증권에 합류한 뒤 IB 경쟁력을 키우며 그룹 내 입지를 단단히 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상대적으로 위탁매매와 상품운용부문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이런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 등 영향으로 상품운용부문은 계속해서 보수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부동산 금융 불확실성도 여전한 만큼 전통 IB부문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희동 신한투자증권 최고재무관리자(CFO) 상무는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는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라 트레이딩 파트가 보수적 대응을 하면서 자기매매 실적이 저조했다"며 "올해는 자기매매 수익 확보보다 안정적 운용에 중점을 두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빅딜 상장주관에 모두 주관사로 참여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기업공개(IPO)시장 빅딜에 연달아 참여하면서 IPO부문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빅딜로 꼽히는 에이피알과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주관에 모두 참여했다.
에이피알의 경우 대표주관사를 맡아 758억 가운데 606억 원을 담당했고 HD현대마린솔루션은 공동주관사로 6524억 원 가운데 652억 원을 인수했다.
부채자본시장(DCM)에서도 계속 선방하고 있다. 김 사장은 신한투자증권에 합류한 뒤 DCM 부문의 약진을 이끌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호성적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DCM 대표주관 4위를 기록하면서 4강 체제 굳히기를 시도하고 있다.
또 다른 주요 과제인 내부통제 강화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투자증권은 과거 라임, 헤리티지 등의 펀드뿐 아니라 지난해 젠투·라임펀드 사적화해 비용을 지불하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김 사장은 올해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 체계 강화를 위해 조직을 개편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1월 준법감시부를 새로 만들었고 4월에는 증권업계 최초로 책무구조도 조기 도입 계획을 밝혔다.
남궁태형 신한투자증권 준법감시인은 “최근 사모펀드,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등으로 모든 금융사가 내부통제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고 있다”며 “선도적 책무구조도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