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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대만 지진으로 반도체 반사이익 가능성, 2분기 영업익 더 늘어난다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4-04-04 14: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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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대만 지진으로 반도체 반사이익 가능성, 2분기 영업익 더 늘어난다
▲ 대만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TSMC의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지진으로 TSMC의 일부 공장 라인 가동이 중단되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대만에 D램 공장을 둔 미국 마이크론도 지진 후 손실을 재평가하는 상황인 만큼, 공급량 감소에 따라 D램 가격 반등에 더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DS(반도체) 사업부문이 올해 1분기 1조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되는 데 이어 2분기엔 이익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4일 미국 IT매체 맥루머스에 따르면 3일 대만 동부 해안에서 발생한 규모 7.2의 지진으로, TSMC의 주요 반도체 인프라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타이난에 있는 TSMC N3 공장은 빔과 기둥이 부서져 7나노 이하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극자외선(EUV) 장비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만 신추에 있는 또 다른 TSMC 공장은 파이프라인이 파손되고, 웨이퍼에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해 반도체 생산을 멈췄고, 현재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15프로 시리즈에 들어가는 모바일 칩 ‘A17 프로’는 TSMC 3나노 공정으로 제조되는데, 이 반도체는 24시간 공장 가동과 안정적인 진공 환경이 필요하다.

따라서 공장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것만으로도, 반도체 제품 일부는 손상됐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더불어 지진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주요 기업들은 TSMC 의존도를 줄일 필요성을 더욱 체감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삼성전자에 기회 요인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TSMC의 첨단 파운드리를 대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업이다.

만약 TSMC의 대만 공장이 전쟁이나 지진으로 멈춘다면,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 칩이나 AI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뿐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최근 한국을 방문해 삼성전자 경영진과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도 이와 같은 배경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저커버그 CEO는 2월29일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불안정한'(volatile)이라는 단어를 동원하며 지나친 TSMC 의존도를 경계하기도 했다. 메타는 현재 자체 AI 반도체 2종을 모두 TSMC에 위탁생산을 맡기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양산을 시작하는 3나노 2세대 공정의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3나노 2세대는 4나노 대비 성능이 22% 빨라지고 전력 효율은 34% 향상되면서 크기는 21% 작다.

주요 대형 고객사들도 1세대보다는 공정이 안정화된 2세대에 주목했던 만큼, 그동안 TSMC에 맡겼던 물량 일부를 삼성전자에게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IT 전문매체 wccf테크는 “삼성전자의 2세대 3나노 공정 수율은 TSMC의 3나노(N3P)와 동등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퀄컴과 같은 이전 고객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70% 수준의 수율을 달성할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대만 지진으로 반도체 반사이익 가능성, 2분기 영업익 더 늘어난다
▲  대만 타이중에 위치한 마이크론 반도체 생산공장. <마이크론>
대만 지진이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에 불을 붙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만에 D램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미국 마이크론은 지진이 일어난 뒤, 고객사와 올해 2분기 D램 판매가격을 협상하던 중 일부 논의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가격 협상 중단은 물량 배분을 위한 생산 차질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도 있겠지만, 공급부족을 감안한 가격 협상력 증대 전략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대만에 D램 공장이 없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D램 가격 협상을 일시 중단하고,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미 올해 1분기 D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10% 이상 상승했는데,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피터 리 시티그룹 연구원은 “대만은 글로벌 D램 생산의 15%를 차지하는 지역”이라며 “이번 대만 지진으로 올해 2분기 D램 가격은 1분기 대비 두자리수 가까이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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