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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오너 없는데도 회장직 신설, 조욱제 글로벌 도약 어깨 무거워졌다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4-03-15 11: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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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오너 없는데도 회장직 신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519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욱제</a> 글로벌 도약 어깨 무거워졌다
▲ 유한양행이 글로벌 도약을 명분으로 내세워 회장직을 신설하면서 조욱제 대표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 상당수 임직원들을 포함해 창업주인 고 유일한 박사의 직계 후손은 회장직 신설이 창업주의 정신에 훼손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주주총회에서 회장직 신설이 가결됐다.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한 직급 유연화를 위해 회장직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운 조 사장으로선 실질적인 성과로 이를 입증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 

15일 유한양행은 서울시 동작구 소재 본사에서 제 10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회장직 신설과 관련한 안건을 가결했다.

안건이 상정되고 주총에서 1시간 이상 여러 의견이 나왔지만 결국 참석주주의 95%가 찬성해 안건이 통과됐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유한양행 주주들은 대부분 창립자인 유일한 박사의 창립 정신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유한양행 주주이자 유한양행 OB라고 밝힌 주주는 “왜 오너가 없는 국민 기업에 회장직을 도입하는 지에 대해 모두 궁금해하고 있다”며 “다만 회사의 미래를 생각하면 회장직 등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누가 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임절차는 후보추천위원회 등 객관적 절차를 통해 했으면 좋겠다”며 “의장은 이것을 약속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한양행 오너 없는데도 회장직 신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519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욱제</a> 글로벌 도약 어깨 무거워졌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이 15일 서울시 동작구에 있는 유한양행 본사에서 10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다른 주주들도 회장직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지만 회사의 사유화 우려가 가장 컸다.

조 사장은 이와 관련해 “주주들이 염려하고 있는 부분을 꼭 고려해 유일한 정신에 어긋나지 않고 회사가 사유화되지 않도록 잘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한양행은 이사회를 열고 주주총회 안건으로 정관 33조에서 회장직과 부회장직을 신설하는 것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상정한 바 있다.

유한양행에서 회장직이 부활한 것은 연만희 전 고문이 1996년에 회장직에서 물러났던 것을 고려하면 28년 만이다.

유한양행이 창립됐던 1926년 이후 회장직에 올랐던 인물은 창업주인 유일한 박사와 연만희 전 고문 등 2명뿐이었지만 앞으로는 늘어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번에 회장직 신설은 창립주의 유일한 직계 후손인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도 반대한 상태인 만큼 조 사장으로서는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총에는 창업주인 유일한 박사의 하나뿐인 직계 손녀인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도 참석했다.

유일링 이사도 이날 주총에서 “모든 할아버지 정신에 따라야한다”며 “그것은 얼마나 정직한 방법인지 또 그것이 얼마나 좋은 지배구조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유한양행은 유일한 박사의 뜻에 따라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유한양행은 주인 없는 회사다.

최대주주도 2023년 12월 말 기준으로 유한재단으로 15.77%, 유한학원이 7.75%를 쥐고 있어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상태다.
 
유한양행 오너 없는데도 회장직 신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519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욱제</a> 글로벌 도약 어깨 무거워졌다
▲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왼쪽3번째)가 15일 유한양행 정기 주총에 참석해 취재진들에게 답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사장으로서는 회장직과 부회장직 등 직제 유연화의 정당성을 보여줘야 하는 셈이다.

조 사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앞으로 회사의 성장 규모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본부 중심의 책임 경영 토대를 마련하고 정관 일부를 표준정관에 맞도록 개정했다”고 강조했다.

유한양행은 회장직 신설과 관련해 잡음이 커지자 입장문을 내고 글로벌 50위 제약사 도약을 위해서는 직제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조 사장으로서는 글로벌 50위 제약사로 나아가기 위한 선제 조치를 달성한 만큼 이제는 성과로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2022년 기준으로 글로벌 50위 제약사 매출 규모는 약 4조~5조 원대에 이른다.

유한양행이 2023년 연결 기준으로 매출 규모가 2조 원이 채 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매출을 2배 이상 키워야 한다.

사실상 올해 미국 진출이 유력한 비소세포폐암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성과뿐 아니라 추가적으로 제2의 렉라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신약 개발이 뒷받침 돼야 한다.

유한양행도 최근 적극적 기술 도입을 통해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한양행은 7일 사이러스 테라퓨틱스와 카나프테라퓨틱스의 항암제 후보물질의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2080억 원으로 계약금 60억 원과 단계별기술료 등이 포함됐다.

조 사장은 당시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번 계약으로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추가로 확보함으로써 제2 제3 렉러자 개발을 위한 큰 걸음을 내디뎠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더욱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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