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입지를 회복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북미시장에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어 아직 반등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이 북미 공략에 집중하는 스마트폰 조직개편을 실시한 만큼 V20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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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8일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은 올해 사상 최대 영업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북미지역에서 반등을 노릴 수 있는 일말의 희망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올해 영업손실 8618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G5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흥행에 실패한데다 최근 실시한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사업 경쟁력 확보에 고전하며 세계시장 점유율이 7위권에 머물고 있다. 2014년까지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세계 3위를 지켜왔던 데 비교하면 부진한 성적표다.
하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최대시장인 북미지역에서 LG전자는 15% 안팎의 점유율로 3위를 유지하고 있다. 가전과 TV사업으로 인지도가 높은 LG전자의 브랜드가치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LG전자가 미국 통신사들과 지속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북미지역에서 점유율을 지켜내는 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LG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높은 북미에서 점유율을 유지한다면 차기작으로 충분히 반등을 노릴 수 있다”며 “불행 중 다행인 셈”이라고 평가했다.
LG전자가 지난해 내놓은 V10의 경우 글로벌 흥행에 실패했지만 미국에서 출시 초반에 하루 평균 1만 대씩을 판매하는 등 견조한 성적을 냈다.
차기작인 V20의 미국 출시가 10월로 예정돼 LG전자가 하반기에 스마트폰사업 실적을 일부 만회할 가능성이 있다. 강력한 경쟁작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미국 판매재개 시기도 불투명한 만큼 기회를 잡은 셈이다.
포브스 등 외신들은 이미 “LG전자 V20의 카메라성능은 아이폰7보다 뛰어나다”며 “고품질 음향재생 등 차별화된 미디어기능도 많은 소비자의 눈길을 끌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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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V20'. |
조준호 사장은 최근 MC사업본부의 영업조직이 북미시장을 전담하도록 하는 대규모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한국시장의 영업조직 등은 가전사업부와 일원화됐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북미 공략에 집중해 실적반등을 노리겠다는 공격적인 전략에 시동을 건 셈이다.
조 사장은 2004년 MC사업본부 북미법인장을 맡은 뒤 피처폰 ‘초콜릿폰’의 흥행을 이끌어 LG전자 휴대폰사업 실적을 크게 끌어올린 주역으로 꼽힌다.
북미시장에 역량을 총집결하는 조 사장의 전략이 V20의 흥행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가 스마트폰사업 수장으로서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마지막 시험대인 셈이다.
LG전자는 V20을 한국과 미국 등 일부 시장에 29일부터 순차적으로 내놓는다. 유럽 등 비주력시장의 출시여부는 V20의 초반 흥행에 따라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