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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oSIF 양춘승 "탄소보다 시급한 플라스틱 규제 온다, 해법은 순환경제"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4-02-23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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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oSIF 양춘승 "탄소보다 시급한 플라스틱 규제 온다, 해법은 순환경제"
▲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플라스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경제구조를 현재 단선형에서 순환으로 바꾸는 것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생산·유통·소비·폐기로 이어지는 단선형 구조를, 소비 후 폐기되지 않고 재활용·재사용되는 순환 구조로 바꿔야 한다.”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상임이사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경제구조를 순환경제(circular economy)로 바꾸지 않으면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잡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사회책임투자의 촉진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장려를 통한 지속가능한 사회 건설에 기여하기 위해 2007년 4월 설립된 비영리기관이다. 국제비영리기구인 CDP한국위원회 사무국이기도 하다.

CDP는 전 세계 금융투자기관이 주도해 주요 상장 혹은 비상장 기업에 기후변화, 물 안보, 생물다양성, 산림, 플라스틱 등 환경 관련 경영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글로벌 정보공개 프로젝트다. 

92개가 넘는 전 세계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글로벌 지속가능성 평가 지수 중 투자자와 기업으로부터 품질과 유용성 모두의 측면에서 최상위 평가 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선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정보공개를 요청해 응답기업의 기후변화 및 물 안보 대응 수준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한다.

3월13일 발간 예정인 'CDP 2023 한국 기후변화와 물 안보 보고서'에는 플라스틱과 관련된 리스크 이해 및 관리 내용이 포함된다. 

양 이사는 "CDP 본부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타결을 지원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한국위원회도 본부 의견을 존중해 플라스틱 협약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우리 기업들에 사전 대응을 촉구하는 활동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CDP 한국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CDP는 지난해 4월 740개 넘는 투자자들의 요청을 받아 처음으로 플라스틱 보고를 시작했다. 약 6743개 기업에 처음으로 플라스틱 영향 정보를 CDP '물 안보(Water Security)' 보고서를 통해 공개하도록 요구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가운데 44%는 주요 플라스틱 오염원인 포장재에 사용되고 있었다.

플라스틱 문제를 향한 국제 규제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1월 부산에서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의를 마무리 짓는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가 열린다.

기후환경단체들은 이번 협약을 통해 플라스틱 관련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협약'이 수립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온실가스 배출의 3.3%는 플라스틱, 그러나 전 산업 필수소재 

하지만 문제는 플라스틱이 포장재를 비롯해 섬유, 건설, 자동차, 전기전자 등 산업 거의 전 분야에서 쓰이는 필수 소재라는 데에 있다. 

양 이사는 “플라스틱 문제의 핵심은 결국 재활용을 거듭해도 언젠가는 쓰레기가 된다는 것”이라며 “화석연료를 쓰기 때문에 온실가스 축적도 느는 데다 미세 플라스틱 등 환경과 인간에 미치는 악영향도 크다”고 강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22년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플라스틱은 온실가스 약 18억 톤을 배출해 전체 세계 배출량에서 3.3%를 차지했다.

플라스틱 감축 노력 없이 지금 추세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2060년에는 약 43억 톤이 배출될 것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는 전망했다. 30여년 뒤엔 플라스틱 배출량이 2.4배 더 늘어나는 셈이다. 

양 이사는 “결국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수요와 생산을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또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해 폐기물을 위생적으로 매립하고 제대로 된 소각 시설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노력들은 결국 기업들의 이윤추구 논리와 상충될 수 있다”며 상품을 팔려면 상품이 계속 폐기되어야 하는데 플라스틱 재활용을 늘리면 원료가 되는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줄어 관련 업계 매출을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플라스틱이 환경, 기후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면서도 생산을 그만둘 수 없는 주된 이유다.

국제통계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작년 7120억 달러 규모(약 950조 원)에 달했다. 같은 해 책정된 한국정부 예산 639조 원보다 약 1.5배 크다.

양 이사는 “올해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체결되면 당연히 플라스틱 업계는 생산이 줄어드는 등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올 연말에 '법적 구속력'을 지닌 국제협약으로 체결되면 협약 내용을 준수하지 않는 국가에 국제법상 책임을 물을 수 있어 각국 정부들이 국내 규제책을 짜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 이사는 전 산업에 쓰이는 플라스틱의 특성상 규제만으로는 문제 해결에 제한이 있을 것으로 봤다.

"결국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우리, 시민 스스로가 경제 패턴과 소비 패턴을 바꿔야 한다"면서 양 이사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그러한 변화를 촉진해 결국 지속가능한 저탄소 경제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역할 정도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 이사가 말하는 '지속가능한 저탄소 경제'란 '순환경제'다. 순환형 구조의 경제에선 쓰임이 다 한 플라스틱도 다시 생산에 투입해 새로운 쓰임새를 부여할 수 있다. 현재 우리의 경제는 생산에서 소비, 그리고 폐기로 이어지는 단선형 구조다.
 
[인터뷰] KoSIF 양춘승 "탄소보다 시급한 플라스틱 규제 온다, 해법은 순환경제"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9년 플라스틱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18억 톤이었다고 집계했다. 2060년 예상 배출량은 43억 톤으로 2.4배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 플라스틱 배출 2060년엔 2.4배로 늘어, 대안은 결국 '순환경제'

환경부에 따르면 순환경제는 산업활동으로 사용된 물질을 수거해 전부 또는 일부를 원형 그대로 혹은 가공을 거쳐 재사용하는 경제체계를 말한다.

미세 플라스틱 등 사용 후 폐기물이 문제가 되는 플라스틱의 특성상 순환경제는 플라스틱 문제의 해법으로 떠오른 지 오래다.

그러나 양 이사는 “순환 구조로 전환한다고 해서 플라스틱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다. 플라스틱 수요가 늘면서 "재활용을 늘려간다고 해도 폐기물은 계속해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가장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려면 플라스틱 폐기물을 무공해 소각하고 그 과정에서 나온 에너지를 재활용하고 배출된 유해 가스도 모조리 포집하는 비싼 공정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양 이사는 지적했다.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에 있어 가장 핵심이라고 꼽히는 재활용 플라스틱 확산이 어려운 것도 결국 가격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석유화학협회에서 주최한 ‘지속가능 플라스틱 산업 세미나’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재활용 플라스틱의 생산 단가는 신재 플라스틱과 비교해 2배에 육박한다.

대표 플라스틱 소재 페트(PET)는 생산에 1톤당 107만 원이 드는데 재활용은 약 200만 원이 들어간다.

재활용 외에 또 다른 대안으로 자주 지목되는 생분해 플라스틱은 약 629만 원으로 페트의 6배에 달한다.

양 이사는 “생분해 플라스틱도 만능은 아니다"라며 "특정 조건 아래에서만 진짜 그렇게 분해가 되기 때문에 자연상태에서 잘 분해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답은 순환경제인데 이런 구조가 실천이 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은 서비스업일 것”이라며 “나중이 되면 제조업도 타격을 받겠지만 통상적으로 플라스틱을 가장 많이 쓰는 곳을 보면 포장재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가 지난해 6월 발간한 ‘플라스틱 오염: 넷제로를 향한 경로’에 따르면 전체 플라스틱 제품 가운데 가장 많이 사용된 분야는 포장재로 약 40%였다.

소비재와 섬유 등 나머지 산업도 각각 10~15% 가량을 차지했다. 
 
[인터뷰] KoSIF 양춘승 "탄소보다 시급한 플라스틱 규제 온다, 해법은 순환경제"
▲ 크레디트스위스가 시각화한 플라스틱 생애주기. 붉은색 화살표로 되어 있는 부분이 끊겨 있다. 가장 안쪽에 위치한 녹색 화살표는 현재 재활용과 재사용 등으로 부분적으로 순환이 실천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크레디트스위스>
◆ "수탁자 의식 개선에 이어 플라스틱 관련 활동도 이어갈 터" 

연기금 탈석탄 선언, 금융기관 탈석탄 유도 등 기관투자자들의 기후행동 참여를 이끌어낸 경험이 있는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올해부터는 플라스틱 문제 해결과 관련해서도 변화를 이끌어내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양 이사는 "플라스틱 문제 해결과 관심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우리의 노력은 모두 함께 잘 사는 공동체를 만들어가자는 노력으로 정치, 경제적 이념 대립 문제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이나 개인이나 먹고 살기 바빠도 앞으로 더 많은 관심을 좀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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