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증권 유튜브 '올인왕자' 시리즈의 첫 장면. 올인왕자는 장기투자와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삼성증권 유튜브 캡처> |
[비즈니스포스트] 증권사 유튜브 콘텐츠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식지 않는 가운데 리테일(개인금융)사업 기반 강화를 위한 증권사의 콘텐츠 강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개별 증권사의 핵심 과제 및 현안에 따라 각 증권사가 추구하는 유튜브 콘텐츠의 방향성도 차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18일 사회관계망 전문통계사이트 소셜블레이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유튜브 구독자 수 상위 3개 국내 증권사(삼성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합산 구독자 수는 460만 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30%(106만 명) 가량 늘었다.
3곳 증권사의 구독자 수는 모두 지난해 5월까지 횡보세를 보이다 6월 들어 빠르게 늘기 시작했다. 2차전지 테마 등 증시 활황에 힘입어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서도 개인투자자들의 유튜브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삼성증권 유튜브 구독자 수는 약 10만 명 늘었고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구독자 수도 각각 7만 명과 2만 명 가량 증가했다.
글로벌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증시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저 PBR(주가순자산배율), AI(인공지능) 테마 등의 열기가 더해지며 개인투자자의 증시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권사들 역시 유튜브 채널을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보고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 유튜브 인기와 리테일 고객 수 증가는 일정 정도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과거 증권사 유튜브 콘텐츠가 대부분 시황, 종목 등을 다루며 천편일률적이었던 것과 달리 각 증권사 현안에 맞춰 콘텐츠 차별화 성향이 강해지고 있는 점은 요즘 증권사 유튜브 콘텐츠의 특징으로 꼽힌다.
구독자 수 1위의 삼성증권의 경우 강력한 리테일 기반이 강점으로 꼽히는 만큼 미래 잠재고객인 젊은 세대를 공략하는 영상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게재한 ‘올인왕자’ 시리즈 6편이 모두 조회수 20만 회를 넘기며 인기를 끌었다. 프랑스 소설 어린왕자를 패러디한 콘텐츠로 단일 종목 일변도 투자 등 젊은 세대의 투자 행태를 코믹하게 풍자했다.
영상 속 올인왕자는 젊은 세대 투자자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각 행성을 다니면서 자신의 잘못된 투자 습관을 하나씩 깨닫는다. 결국 장기투자와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배운 뒤 이를 다짐하며 시리즈가 막을 내린다.
올인왕자 시리즈는 젊은 세대들의 취향을 자극하는 코믹 ‘B급 감성’을 콘셉트로 내세우면서도 개인투자자에게 교훈적 내용을 담아 호평을 받았다.
댓글을 봐도 ‘내 얘기 같다’, ‘남 일이 아니다’, ‘뼈 맞았다’ 등 콘텐츠에 공감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젊은 세대 투자자들이 자신의 습관을 성찰해보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가장 유망한 신흥시장으로 꼽히는 인도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인도 전문성을 살린 유튜브 영상들을 선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말부터 인도 현지 연구원들이 출연해 담당 영역을 설명하는 영상들을 게재하고 있다.
인도 증시 개괄, 투자전략 등 거시적 분야부터 에어컨, 금융, 소비재, 자동차 등 개별 업종 및 종목까지 다양한 주제들을 다룬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2월 인도 셰어칸 증권사 지분을 전부 인수하면서 인도 내 8위권 증권사로 도약했다.
올해 KIC(한국투자공사)가 인도 사무소를 여는 등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인도 진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인도시장을 향한 개인투자자의 이해를 증진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 대신증권의 경제상식 시리즈 수요시장의 안경편은 조회수가 110만 회를 넘어섰다. <대신증권 유튜브 캡처> |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선 대신증권이 유튜브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대신증권은 1984년 증권업계 최초로 자체 경제연구소를 열었을 만큼 경제 분석 및 지식 제공에 중점을 두는 증권사로 평가된다.
최근 국내 유튜브시장에서는 국내 방송사들이 독립적 채널을 통해 제공하는 경제상식 영상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대신증권도 강점을 갖춘 분야인 만큼 관련 영상들을 활발하게 제작하고 있다.
특히 ‘수요시장’ 시리즈 진행을 경제 작가 김바비씨가 맡은 뒤 대신증권 유튜브 영상 시청 빈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김씨의 수요시장 안경편이 조회수 110만 회를 돌파한 뒤 수요시장 시리즈 시청 횟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 밖에 메리츠증권이 금융감독원과 협업한 콘텐츠를 내놓고 하나증권이 기업실사 탐방 시리즈를 제공하는 등 증권사들의 유튜브 콘텐츠 차별화 전략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