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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솔루션 "모잠비크 가스전 기후·인권 리스크 심각, 한국 참여 중단해야"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4-01-29 10: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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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솔루션 "모잠비크 가스전 기후·인권 리스크 심각, 한국 참여 중단해야"
▲ 모잠비크 천연가스(LNG) 프로젝트 개요. <기후솔루션>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수출입은행 등 공적금융기관 지원을 받아 한국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아프리카 모잠비크의 가스전 사업이 기후와 인권 양쪽으로 리스크를 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모잠비크 가스전 6개 중 1개만 개발돼도 유럽연합(EU) 전체보다 많을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적 에너지 전환 추세 속에 가스전의 좌초자산화 우려, 국민 32명 중 1명이 고향을 떠날 정도로 격화된 모잠비크 내전 상황 역시 참여기업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기후솔루션은 아프리카 모잠비크 가스전의 환경과 인권 문제를 짚고 한국 공적금융기관과 민간기업 진출 현황을 정리한 ‘불가항력 선언 : 기후 및 인도적 위기에 휩싸인 모잠비크 가스전 사업’을 29일 발간했다고 밝혔다.
 
모잠비크 북부 지역 카보 델가도 주에서 발견된 로부마 분지는 매장량이 150조 입방피트 규모로 최근 몇 년 동안 발견된 세계 천연가스(LNG) 매장지 가운데 최대 규모다. 

현재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가스전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1광구부터 6광구까지 여섯 개 광구로 분할돼 단계적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지구의 벗’ 등 해외 시민단체 분석에 따르면 모잠비크 가스전 개발이 완료되면 막대한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1광구 천연가스 프로젝트는 33~45억 톤 규모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유럽연합(EU) 전체 연간 배출량보다도 많은 양으로, 2~6광구 프로젝트를 합치면 배출량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알샤바브(Al-Shabaab)'이 2017년 지역 경찰서들을 공격하며 시작된 내전이 지역 내 인권침해 문제를 극대화했다.

유엔(UN) 국제이주기구에 따르면 내전으로 2022년 11월까지 100만 명이 넘는 실향민이 발생했고 이들 가운데 51%는 18세 미만 어린이와 청소년, 28%는 여성으로 조사됐다.

모잠비크 전체 인구가 2021년 기준으로 3208만 명이니 32명 중 1명이 실향민이 된 셈이다.

기후솔루션은 모잠비크 정부가 북부 지역에서 대규모 가스전과 루비 매장지가 발견되자 외국 자본을 유치하고자 편의를 봐준 것이 내전을 격화시킨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2016년 프랑스의 토탈에너지는 육상 천연가스단지 부지 인근에 거주하는 557가구 재정착 계획에 착수했고 제대로 된 보상없이 군인들을 동원해 강제 이주를 진행했다. 이 같은 행태가 지역 주민들의 생계 터전을 빼앗아 반군 가담을 부추긴 것으로 알려졌다.

모잠비크 반군은 2021년 1광구 육상 터미널 건설 현장 인근 '팔마(Palma)'시를 습격했고 이에 토탈에너지를 필두로 사업에 투자한 24개국이 사태에 개입하게 됐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한국에서도 한국가스공사와 민간기업들이 모잠비크 가스전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2008년부터 2023년 8월까지 모잠비크 가스전 사업에 1조2천억 원을 투자했으며 4광구에는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4광구에서 진행하는 코랄 노르떼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시설(FLNG)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기 위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조사까지 신청했다. 승인을 얻게 되면 올해 사업 참여를 공식적으로 확정하고 사업비 9조350억 원을 투입하게 된다.
 
기후솔루션 "모잠비크 가스전 기후·인권 리스크 심각, 한국 참여 중단해야"
▲ 한국가스공사가 모잠비크에서 운영하고 있는 가스 시추선. <연합뉴스>

또 같은 광구에서 진행하는 로부마 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도 본격화되면 여기에 1조7600억 원을 투자한다.

민간기업들 가운데 삼성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각각 1광구에서 사용할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8척과 9척 건조의향서를 체결했다.

한화오션도 사업 관련 운반선 건조로 토탈에너지와 관계를 맺고 있으며 대우건설은 5천억 원 규모 1광구 육상 아풍기 LNG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 등 공적금융기관들은 모잠비크 가스전 관련 사업에 여태까지 약 3조6747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민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한국의 공적금융기관들과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이 모잠비크 가스전에 막대한 투자를 지속한다면 모잠비크 내에서 벌어지는 인권 침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여기에 모잠비크 가스전은 인권 위반 리스크 뿐만 아니라 내란, 기후, 재무 리스크까지 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에너지 전환 가속화에 따른 천연가스 수요 감소로 투자한 설비들이 좌초자산이 될 우려가 있다”며 “한국의 공적금융기관과 기업은 이 같은 모잠비크 가스전 사업 참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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