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새해 화두인 상생금융 채비로 분주하다.
금융지주 수장들은 상생금융을 신년사와 경영전략회의에서 언급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말에는 모두 상생금융 관련 조직을 확대하며 힘을 실었다. 상생금융 조직의 첫 작품인 은행권 상생금융 자율프로그램에는 어떤 내용이 담길지 주목된다.
▲ 주요 금융그룹이 새해 화두로 떠오른 상생금융 채비를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최근 열린 상반기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우리 사회에서 금융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과 역할을 찾는 것이 시대적 소명으로 적극적으로 상생금융을 실천하자”고 강조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지속가능한 상생’을 은행 경영의 원칙 가운데 하나로 삼자고 제안했다. 이밖에도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등 여러 수장이 상생금융을 언급했다.
주요 금융그룹은 이같은 상생금융 흐름에 맞춰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앞서 임종룡 회장이 취임하면서부터 상생금융 전담부서를 만든 우리금융그룹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번에 상생금융 조직을 확대개편했다.
KB금융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본부를 상생금융을 총괄할 수 있도록 ‘ESG상생본부’로 확대했다.
신한금융은 핵심자회사 신한은행 아래에 ‘상생금융부’를 새로 만들었다. 기존 상생금융기획실과 사회공헌부를 합치고 격상시킨 조직으로 신한금융그룹의 상생금융 활동을 지원하고 실행하는 관제탑 역할 등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나금융은 기업그룹 안에 ‘상생금융센터’를 새로 만들었다. 사업 분야별로 추진하고 있는 상생금융 업무를 통합해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선은 수장과 조직이 모두 상생금융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이들이 실제로 내놓을 대책으로 쏠린다.
상생금융 조직 첫 작품은 2조 원 규모의 은행권 상생금융방안 가운데 자율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이 지난해 12월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발표한 상생금융방안은 공통프로그램과 자율프로그램으로 이뤄져 있다.
▲ 은행권이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내놓은 2조 규모 상생금융 방안은 개인사업자 이자환급의 공통프로그램과 은행별 자율로 실행되는 자율프로그램의 두 갈래로 실시된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앞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앞줄 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이 국내 은행장들과 지난해 12월21일 열린 은행권 민생금융지원 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은행연합회>
공통프로그램은 개인사업자에 4%를 초과하는 이자분을 돌려주는 것을 모든 은행이 같은 내용으로 수행한다. 2조 원 가운데 1조6천억 원 가량이 해당된다.
하지만 자율프로그램은 특별하게 정해진 내용이 없고 은행별로 각자 사정에 맞춰 진행한다. 규모는 모두 4천억 원이다.
은행들은 자율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율프로그램은 3월 말까지 집행계획을 수립하면 된다”며 “연말연초 조직개편과 인사 등이 있었던만큼 늦어도 2월 안에는 자율프로그램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담당 부서가 자율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은행 사이 겹치면 민생금융이란 취지에도 맞지 않기 때문에 각 은행 상생금융부서가 서로 조율하는 과정을 거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자율 프로그램을 내놓은 곳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29일 공통 프로그램 1885억 원 집행을 약속하며 873억 규모 자율 프로그램 내용을 제시했다.
우리은행 자율프로그램은 △중소기업·소상공인 등 대출 관련 보증기관 출연 확대 530억 △학자금대출 이자환급 233억 △소상공인 대상 스마트 결제기기 지원 60억 △채무조정 전용 서민금융 신상품 출시 및 금리 인하 30억 △서민금융대출 이자환급 20억 등으로 이뤄져 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