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와 파나소닉이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인 ‘기가팩토리’에 공동으로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두 회사는 오랜 협력관계를 이어오다 기가팩토리 투자를 놓고 틀어지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 합의로 다시 밀월관계로 들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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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런 머스크 테슬라 CEO |
테슬라가 미국에 새로 건립하는 대규모 배터리공장에 파나소닉이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닛케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가 마련하는 공장부지와 건물에 배터리 제조설비를 신설하고 생산인력을 교육하기로 했다. 파나소닉의 초기 투자액은 2억~3억 달러 규모로 총 10억 달러 가량을 기가팩토리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가팩토리는 테슬라가 전기차시대를 대비해 원활한 배터리 수급을 위해 설립하는 대규모 리튬이온 배터리공장이다.
테슬라는 이 공장 설립을 통해 배터리 단가를 현재보다 30% 절감하고 전기차 대중화시대를 연다는 복안을 세워놓고 있다. 테슬라는 6500명의 종업원에 약 2백만~4백만㎡ 규모의 공장을 세우기 위해 애리조나와 캘리포니아 등지를 후보로 올려두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안에 부지를 선정한 뒤 2017년 공장을 완공하고 2020년까지 전기차 50만 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테슬라는 공장건립 비용을 50억 달러로 추산하며 이중 20~30억 달러를 협력사들로부터 투자받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투자유치가 여의치 않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세계 전기차 판매가 9만5천 대인 것에 비춰 기가팩토리의 50만 대분 배터리 생산은 과잉공급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존 로발로 BOA 메릴린치 애널리스트는 “5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해서 그만한 수요가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쓰가 가즈히로 파나소닉 회장도 3월 “이번 공장건립은 투자위험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테슬라는 대규모 배터리공장 건립을 앞두고 전기차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엘런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달 테슬라가 보유한 특허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수요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머스크 CEO는 “우리의 경쟁자는 소규모 전기차회사가 아니라 내연자동차회사”라고 밝혔다.
테슬라가 기가팩토리를 위해 삼성SDI와 LG화학 등 다른 배터리 제조사와 손잡고 투자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아직 파나소닉을 제외하고 확실하게 투자의향을 밝힌 곳은 없다.
파나소닉은 지난 5월 단독으로 배터리 공급을 하는 조건으로 20억 달러 투자를 테슬라에 제안하기도 했다. 파나소닉은 2019년까지 자동차부품사업에 2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고 배터리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파나소닉이 투자를 결정하면서 단독 배터리 공급사의 지위를 차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파나소닉이 테슬라에 단독으로 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면 삼성SDI와 LG화학도 타격을 받게 된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경제성과 위험성을 따져 배터리 제조사 두세 군데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팀장도 “신기술분야인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 두세 곳과 협력하는게 보통”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은 지난해 LG화학이 AESC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으며 파나소닉이 3위, 삼성SDI가 4위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