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국회에서 통영에코파워 발전사업 관련 비밀계약 의혹을 알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정 회장은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HDC현대산업개발이 통영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 건설사업 추진과정에서 한 개인과 비밀계약을 맺었다는 의혹에 관한 질의를 받았다.
▲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이 통영 발전소 건설공사에서 개인인 A씨와 공동추진협약을 맺은 사실을 알고 있느냐”며 “이 계약은 건설계약 수주를 위한 의무와 비용은 HDC현대산업개발이 다 부담하는데 1조9천억 규모 계약에서 20%인 3800억 원을 개인에게 주기로 한 것이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정 회장은 이에 “(개인과 회사가 계약한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며 “계약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불명확해 알아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정 회장은 “대표이사인 저에게 보고가 됐어야 하는 부분인데 보고된 적도 없고 대표이사 사장이 결재한 것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한규 의원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2013년 7월 통영 액화천연가스 발전소 건설사업 추진과정에서 개인인 A씨와 비밀협약으로 공동계약추진서를 체결했다. 이 협약에는 HDC 자회사 통영에코파워가 발주하는 액화천연가스 발전소 건설공사를 HDC현대산업개발이 수주하면 A씨와 회사가 수익을 2대 8로 나누는 내용이 담겼다.
공동협약추진 계약서는 은행금고에 보관됐고 10년 뒤 계약종결에도 비밀을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은 또 HDC현대산업개발이 이 계약에 관한 공시나 이사회 보고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A씨는 변호사도 아니라 (자문을 맡긴 것도) 변호사법 위반”이라며 “계약에 관한 공시 또는 이사회 보고가 없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 계약서 교부의무 위반이다”고 말했다.
한편 정 회장은 이날 국감에서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를 다시 한 번 사과했다.
정 회장은 “제때 입주하지 못한 계약자들께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제대로 다시 지어 빨리 입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