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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올해 인사 열쇳말은? 인적 쇄신보다 조직 개편에 무게 전망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3-10-11 14: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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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91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동빈</a> 롯데그룹 올해 인사 열쇳말은? 인적 쇄신보다 조직 개편에 무게 전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정기 임원인사에서 안정을 선택할지 변화를 선택할지 주목받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롯데그룹의 인사 시기가 다가오면서 신동빈 회장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통업계 맞수인 신세계그룹이 대대적 물갈이 인사에 나섰다는 점에서 신 회장 역시 안정보다는 변화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신 회장이 지난 2~3년 동안 해마다 외부 인재 수혈 및 대표들의 순환 배치를 통해 지속적으로 쇄신 인사를 진행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조직 구성원들의 피로도를 낮추기 위해 변화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대신 긴장감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각 사업군의 실행력 강화에 초점을 뒀던 HQ(헤드쿼터) 체제를 점검하고 이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방안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도 떠오르고 있다.

11일 롯데그룹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현재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11월 말에 정기 임원인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은 9월부터 각 계열사별로 주요 임원과 승진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임원 평가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2021년까지만 해도 10월부터 임원 인사평가를 시작했지만 지난해부터 시기를 조금씩 앞당겼다.

임원 인사평가가 빨라졌다는 사실을 들어 정기 임원인사도 앞당기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지난해 인사가 12월 중순에 실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통상적인 때보다 인사를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는 필요성과 관련한 말이 돌고 있지는 않다”며 “11월 말쯤 인사가 나지 않겠느냐는 얘기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이 다가올 인사에서 얼마나 많은 변화를 줄지가 재계의 관심사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재가가 난 인사안을 반려한 뒤 임원의 대거 교체에 방점을 찍은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는 점에서 롯데그룹의 인사폭도 넓어질 수 있다.

하지만 롯데그룹의 상황을 신세계그룹과 단순하게 비교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신 회장이 꼭 대규모 인적 쇄신에 방점을 찍으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신 회장은 사실 그동안 꾸준하게 그룹의 주요 경영진을 바꿔왔다.

2021년 11월 정기 임원인사는 외부 인재 영입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는 인사였다. 그가 당시 롯데쇼핑에 영입한 대표적 외부 인재는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롯데백화점 대표)이다.

이들은 현재 각각 롯데그룹 유통군과 롯데백화점의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부회장은 롯데쇼핑을 ‘고객의 첫 번째 쇼핑 목적지’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세우고 이와 관련한 6대 핵심 전략을 최근 내놓았으며 이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영국의 온라인 유통기업 오카도와 손을 잡기도 했다.

물론 올해 들어 코로나19 엔데믹 탓에 롯데백화점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점에서 정준호 대표의 입지가 다소 불안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손영식 신세계 전 대표이사 사장이 최근 인사에서 물러났다는 점도 이런 시각에 힘을 보탠다.

하지만 정 대표가 취임하기 전보다는 롯데백화점의 상황이 나아졌다는 점에서 그에게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묻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 롯데그룹 안팎의 평가다.

신 회장이 지난해 인사에서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를 동시에 맡긴 강성현 대표의 성과도 좋은 편이다. 강 대표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특히 통합 상품 구매(소싱)에 힘을 실었는데 그 덕분에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모두 수익성이 개선됐다.

롯데쇼핑 사업부에만 한정하면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롯데온의 수장 나영호 대표의 입지는 장담할 수 없다. 나 대표는 신 회장이 롯데그룹 이커머스 사업의 구원투수로 2021년 4월 외부에서 영입한 인물로 3년 임기를 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 대표가 약 2년 반 동안 롯데온을 이끌면서 조직 문화 개선과 관련한 성과를 낸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롯데온의 반등이 가시화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강희석 전 이마트 대표이사 겸 SSG닷컴 대표이사 사장도 최근 비슷한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나 대표가 최근 가수 이효리씨를 동원한 마케팅으로 조금씩 성과를 내려고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 회장이 그에게 기회를 한 차례 더 부여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롯데쇼핑 이외의 계열사들을 살펴보면 실적이 부진한 곳들도 많다. 롯데하이마트와 우리홈쇼핑(롯데홈쇼핑 운영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각각 가전업황의 불황, 홈쇼핑업계의 불황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들의 대표를 교체한지 이제 1년도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쇄신 인사를 진행하기에는 부담이 따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신 회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롯데하이마트 수장에 롯데슈퍼 출신의 남창희 대표를 선임했고 우리홈쇼핑 대표에는 김재겸 전무를 승진 발탁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91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동빈</a> 롯데그룹 올해 인사 열쇳말은? 인적 쇄신보다 조직 개편에 무게 전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회장이 9월2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기자단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호텔롯데와 롯데면세점, 롯데건설 등의 대표이사 교체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크지 않아 보인다. 이 계열사들의 수장들도 모두 대표 자리에 앉은지 1년가량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회사를 맡은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최고경영자(CEO)들은 어찌보면 이제 막 업무 전반을 파악한 신입 CEO라고 할 수 있다”며 “인적 쇄신을 명분으로 이들의 자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무리한 쇄신이라는 평가로 조직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인적 변화 대신에 조직 개편에 방점을 둔 임원인사를 실시할 가능성이 떠오르는 이유다.

HQ체제와 관련한 근본적 평가를 진행한 뒤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 회장은 2017년 초 당시 기준 계열사 94곳을 각 업권별로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비즈니스유닛(BU)이라는 체제를 도입했다가 2021년 말 조직 개편을 통해 각 사업군에 책임경영을 더 강화한 헤드쿼터(HQ) 체제로 변신을 꾀했다.

HQ체제가 BU체제와 달랐던 점은 기존에 각 계열사에 남겼던 인사와 재무, 기획, 전략 등 경영의 주요 기능을 HQ에 몰아줬다는 점이다. HQ를 이끄는 총괄대표에게 더 많은 권한을 줄테니 의사결정에 더 속도를 내라는 주문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7월 이완신 전 롯데그룹 호텔군HQ 총괄대표 사장의 사임으로 호텔군HQ 조직이 사실상 와해하면서 HQ체제에 대한 무용론 등 의구심도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호텔군HQ의 규모가 축소된 것은 사실상 HQ체제가 아니더라도 각 계열사 경영에 무리가 없다는 뜻일 수도 있다”며 “그동안 내부에서도 HQ체제와 관련해 ‘성과 대비 인력 운용에 비용이 많이 든다’와 같은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는데 이번 기회에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다가올 정기 임원인사의 시기와 방향성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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