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금융당국의 채권시장 안정화 조치로 은행 자금조달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됐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한도를 없애고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를 현행으로 유지하기로 했다”며 “이번 조치로 은행 자금 조달 유연성이 높아져 은행채 분기말 집중현상과 최근 급등한 CD금리 안정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유연화 조치에 자금조달 부담을 다소 덜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전날 4분기부터 은행채 발행한도를 유연히 풀어주기로 했다. 기존에는 분기 만기 물량의 125%까지만 발행할 수 있어 이른바 ‘분기말 집중’ 현상이 벌어졌다.
또한 LCR 규제비율도 현재 수준인 95%로 유지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100%에서 85%로 낮췄다 단계적으로 정상화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LCR은 단기(한 달) 유동성 위기에 외부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얼마나 고유동성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은행 관점에서는 LCR 규제비율이 높을수록 자금 수요가 많아지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 자금조달 부담을 덜기 위해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8월에 이어 9월에도 은행채 발행이 증가해 은행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전체 채권시장 관점에서도 은행채는 우량채권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은행채 발행 쇄도는 다른 회사채 등 하위등급 채권 수요를 줄이는 '구축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어 금융당국은 경계해야 한다.
정 연구원은 “분기 만기도래분으로 제한된 현행 발행방식이 이어지면 4분기 말 은행채 발행 관련 노이즈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며 “더욱이 내년 1월부터 LCR 규제비율이 잠정 97.5%로 정상화되면 고유동성 자산 매입을 위한 발행이 연말시장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바라봤다.
나아가 CD금리도 안정세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은행채 발행한도가 소진된 은행들은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에 나서 CD금리(1년물)도 급등하며 올해 들어 처음 4.2%대에 이르기도 했다.
정 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은행 자금조달 유연성이 높아져 분기말 일제 발행 집중요인이 완화됐다”며 “연말까지 은행채 발행 지속을 우려해 최근 급격히 높아진 CD금리 안정화도 기대해 볼 법하다”고 내다봤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