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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EU 부정적 기류, 강석훈 산은 플랜B 준비하나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3-09-07 16: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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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EU 부정적 기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91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강석훈</a> 산은 플랜B 준비하나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두고 EU가 부정적 기류가 흐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가을에는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올해 6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두고 한 말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유럽연합과 미국, 일본 등 3개 나라의 기업결합 심사를 남겨두고 있다.

대한항공이 유럽연합의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한다면 강 회장은 과거 대우조선해양 사례와 마찬가지로 아시아나항공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플랜B’를 꺼내들 가능성이 있다.

7일 외신 보도를 살펴보면 10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를 마무리할 예정이지만 합병 승인이 될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불허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영어 매체인 니케이아시아는 3일 에어프레미아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노선을 추가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서도 유럽연합에서 두 회사 합병의 반경쟁적 성격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항공·여행 전문 매체 로열티로비도 4일 “앞으로 일어날 일은 그 어느 때보다 암울해 보인다”며 “산업은행 관계자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해 유럽과 미국이 찬성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을 감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럽연합이 대한항공에게 항공·화물 반독점 우려를 무마하기 위한 방안을 추가적으로 제출하도록 요구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대한항공에서 내놓은 방안이 유럽연합을 설득시킬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이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올해 5월 공개한 중간심사보고서에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유럽경제지역과 한국 사이의 여객 및 화물 항공운송 서비스시장의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대한항공이 합병 승인을 얻어내기 위해 주요 노선을 포기하는 것을 놓고도 두 회사의 합병이 오히려 국내 항공산업 발전의 독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회의론마저 나오고 있다.

로열티로비는 대한항공이 유럽과 미국 경쟁당국을 설득시키기 위해 항공 노선을 포기한다면 뼈대만 남아 더 이상 가치 없는 ‘스켈레톤 항공사’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강 회장은 현재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이 아닌 제3자에게 매각할 계획이 없다는 태도를 강하게 내보이고 있다.

올해 6월 산업은행 회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르면 올해 3분기 중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무산에 따른 플랜B에 대해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8월 산업은행에서 삼일회계법인에 맡긴 아시아나항공 관련 용역과 관련해 제3자 매각설이 돌자 즉각 “해외 경쟁당국과 협의 중인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사안으로 혼란을 가중하는 일이 없도록 협조를 부탁한다”고 해명에 나섰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EU 부정적 기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91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강석훈</a> 산은 플랜B 준비하나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사진)이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이 아닌 제3자에게 매각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유럽연합에서 결합을 불허한다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유럽연합에서 합병을 불허할 경우 강 회장의 강한 부정에도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의 심사 결과가 미국과 일본의 기업결합 심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유럽연합의 최종 불허 결정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무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월 유럽연합에서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결합을 불허하자 전격적으로 한화그룹에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산업은행은 유럽연합의 심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현대중공업그룹 이외에 제3자 매각은 고려할 사안이 아니라며 플랜B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유럽연합의 결정 이후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동걸 전 산업은행 회장은 “불승인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면서도 “국책은행의 관리체제가 장기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새 주인 찾기에 나서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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