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이 정식 출시 전부터 흥행하면서 삼성전자가 충분한 공급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일부 국가에서 판매에 차질을 겪을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6엣지 모델의 공급량 확보에 실패해 판매부진을 겪었는데 이런 사태가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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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18일 전자전문매체 샘모바일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유럽 일부 국가에서 출시하는 갤럭시노트7의 공급량이 부족할 가능성이 나온다.
코너 피어스 삼성전자 영국 모바일 부사장은 “갤럭시노트7의 시장 반응과 초기 주문량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며 “일부 지역에 공급량이 제한될 것”이라고 밝혔다.
갤럭시노트7의 블루코랄과 블랙오닉스 등 인기가 높은 색상 모델은 현재 영국 웹사이트에서 예약판매가 중단됐다. 영국 출시일이 9월2일로 2주 정도 남았지만 그때까지 물량 공급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미 말레이시아와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네덜란드 등 국가에서 갤럭시노트7 출시일을 기존 예정보다 일주일 정도 늦췄다.
한국과 미국 등 19일 갤럭시노트7을 출시하는 국가에서 초기 수요가 더 증가할 경우 출시일이 늦춰지는 국가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전자전문매체 씨넷은 “갤럭시노트7의 예약판매량이 기대를 웃돌아 공급물량이 부족한 현상은 반드시 긍정적이라고 할 수 없다”며 “일부 시장에서 초기수요 확보에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갤럭시S7 시리즈를 이전보다 앞당겨 출시하고 세계 여러 국가의 출시일을 동일하게 맞추는 전략으로 많은 수요를 확보한 덕분에 스마트폰사업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갤럭시노트7의 출시일도 이전보다 앞당기고 인기가 높았던 곡면화면의 엣지 모델 제품만 출시하는 승부수를 뒀는데 뜻밖의 장애물을 만난 셈이다.
엣지 모델에 적용되는 곡면 디스플레이는 평면 디스플레이보다 생산시설 규모가 작고 수율이 낮아 대량공급을 원활히 이뤄내기 어렵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6 시리즈 출시 당시 엣지 모델의 높은 수요를 예측하지 못해 초기 공급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결국 물량부족으로 신제품이 주목받는 기간 동안 초기 수요를 확보하지 못해 판매부진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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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노트7'. |
갤럭시노트7에서 이런 상황이 재현될 경우 스마트폰사업 실적에 기여하는 규모는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노트7 공급이 늦어질 경우 하반기 LG전자와 애플 등이 출시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에 시장을 잠식당할 우려도 있다. 이 경우 출시일자를 앞당긴 전략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다.
스마트폰 유통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세계 이동통신사들이 갤럭시노트7의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마케팅 경쟁을 아이폰7 등 다른 스마트폰에 집중할 경우 타격이 더 커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미국 이통사들이 갤럭시S7에 마케팅을 집중하며 대규모 사은품과 보조금을 지원해 마케팅비 투입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였는데 이런 효과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현재 갤럭시노트7의 물량공급계획을 밝히지 못하는 것을 볼 때 본격 공급이 길면 수개월 단위로 늦춰질 수 있다”며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판매에 차질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