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라면매출 부진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짜왕 등 프리미엄 라면이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났는데 프리미엄 라면의 효과가 점차 사그라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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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원 농심 부회장. |
농심이 기업가치를 올리려면 신라면 등 기존 라면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는 길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가격인상은 부담이다.
백운목 미레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17일 “강력한 히트 제품이 나오지 않는 이상 2016년 이후에는 국내 라면 소비량이 줄어들 것”이라며 “농심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라면가격 인상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농심은 라면부문의 매출기여도가 압도적으로 높다”며 “‘신라면’으로 대표되는 기존 라면의 가격인상이 이뤄져야 농심의 기업가치도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농심의 면류 매출은 연결기준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을 정도로 실적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존 라면제품의 가격을 인상할 경우 경쟁사에게 수요를 뺏기는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신라면 등 농심 라면제품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높은 편이긴 하지만 시장에 비슷한 대체제가 많은 상황에서 가격인상은 고객이탈 유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농심은 2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냈다.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5272억 원, 영업이익 124억 원을 냈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0.4%, 영업이익은 48.7% 줄었다.
한국희 연구원은 “농심은 국내 라면부문 매출이 감소하면서 국내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보다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농심의 2분기 국내사업 매출은 지난해 2분기보다 4.3%, 영업이익은 72.% 감소했다.
한 연구원은 “농심은 국내 라면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짜왕’ 등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1분기까지 지족됐던 평균판매단가 상승효과가 소멸했다”고 분석했다.
농심 주가는 17일 전날보다 2만3500원(-6.65%) 떨어진 33만 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