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이 KB금융의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지분 매입을 빠르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6일 “KB금융 경영진은 최근 현대증권의 완전자회사 편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전보다 빨라진 의사결정 속도를 보였다”며 “이를 감안하면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 지분의 추가 인수를 결정할 가능성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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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
KB금융은 주식교환 방식을 통해 11월에 현대증권을 완전자회사로 만들고 상장폐지하기로 했다. 현대증권을 5월에 자회사로 편입한 지 3개월 만에 지분 100%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KB금융이 2014년 3월에 KB캐피탈(옛 우리캐피탈)을, 2015년 6월에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을 출범시켰지만 두 회사의 지분을 아직 100% 확보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대증권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정한 만큼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도 KB금융의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KB금융이 현대증권·KB손해보험·KB캐피탈을 완전자회사로 모두 편입하면 연간 순이익 규모가 2조 원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B금융은 상반기에 신한금융보다 순이익 규모가 3천억 원가량 적었는데 현대증권에 이어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까지 완전자회사로 만들면 순이익 차이를 크게 좁히거나 뒤집을 수 있다.
KB손해보험은 미국법인의 손실 문제를 해결하면서 올해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50% 이상 증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KB캐피탈도 쌍용자동차와 합작한 SY오토캐피탈 등에 힘입어 순이익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윤 회장은 KB금융에서 현대증권과 주식교환을 하면서 5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도 매입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도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지분 인수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평가된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향후 자사주를 활용해 추가적인 증자없이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며 “두 회사의 지분율을 빨리 확대할수록 KB금융도 수익성과 이익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회장이 KB금융의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 지분 인수를 결정하는 데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와 신지급여력(RBC)비율제도 도입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가 관련 가이드라인을 확실하게 제시하기 전까지 지분 인수를 미룰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회계기준 2단계과 신지급여력제도는 보험사에서 보험금 지급에 대비한 책임준비금을 계산할 때 보험계약 당시의 금리(원가) 대신 현재의 시장금리(시가)를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KB손해보험도 새 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해 자본확충이 필요할 수 있다”며 “KB금융의 KB손해보험 지분율을 높이는 구체적 방안은 현재 결정되지 않았으며 향후 관련된 시장상황을 살펴보면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