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하나카드의 강점인 해외이용 특화카드를 내세워 시장점유율 상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자동차금융 확대가 성과로 이어져 3분기째 이어진 실적 부진을 털어낸 만큼 공격적인 영업전략에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반등한 2분기 성적에 힘입어 하반기 시장점유율 확대에 더욱 힘을 기울이고 있다. |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2023년 2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보다 18.2% 줄었지만 전분기보다는 159.2% 상승해 3분기째 이어진 하락세를 끊었다.
영업수익은 2168억으로 분기 영업수익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동차할부금융 부문 성장이 하나카드의 순이익 반등을 이끌었다.
하나카드는 2021년 자동차할부금융 사업을 시작해 후발주자이지만 2023년 1분기 말 자동차할부금융 자산 규모 업계 3위에 올랐다. 2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2분기보다 116.7% 급증했다.
카드사들은 본업인 결제사업부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는데 하나카드도 이익보전을 위해 자동차할부금융 사업을 확대해 왔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하나카드 전망을 두고 "가맹점수수료율 인하와 금리 상승 등 업계 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변하고 있어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며 "앞으로도 할부금융자산 등 여신성자산 중심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자동차금융의 성장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2분기 현금서비스 자산 규모는 1분기보다 6.6%, 카드론은 전분기보다 4.5% 늘었다.
그는 사업다각화 성과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또 다른 과제인 시장점유율 확대에 힘쓰고 있다.
하나카드에게 시장점유율 개선은 업계에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하는 숙제다.
카드업계에서 시장점유율은 업계 순위를 나누는 주요 지표로 꼽히는데 하나카드 순위는 전업카드사 7곳 가운데 최하위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2023년 1분기 시장점유율은 7.34%다. 6위 우리카드는 8.60%다.
이 사장은 올해 초 취임할 당시부터 하나카드의 시장점유율 상승을 과제로 받았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그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의 뒤를 잇는 '영업전문가'로 꼽히는데 함 회장이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을 강조해온 만큼 이 사장의 인사에는 하나카드의 순위 상승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다는 의미다.
이 사장의 상승 전략은 7월 말 누적 가입자 175만 명을 돌파한 '트래블로그'의 인기를 활용해 카드 해외이용 고객을 늘리는 것이다.
하나카드는 그동안 시장점유율은 최하위더라도 해외 이용체크카드에서는 1위일만큼 강점을 지녀왔기 때문에 트래블로그는 이에 더 탄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해외여행 특화 서비스 '트래블로그'는 7월 말 기준 누적 가입자수 175만을 넘겼다. 사진은 하나금융그룹의 홍보 모델 안유진씨. <하나카드> |
'트래블로그'는 트래블로그 체크·신용카드를 사용해 하나머니 앱에서 충전한 외화 하나머니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나 '트래블로그 신용카드'가 필요하다.
하나카드의 2023년 6월 말 기준 개인 체크카드 해외이용금액은 4535억7100만원으로 전체의 34% 수준이다.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보다 높다.
하나카드는 5월 트래블로그 신용카드를 출시한 뒤 트래블로그 서비스와 고객의 접점을 늘리는 활동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카드는 최근 하나머니 애플리케이션(앱)을 트래블로그 중심으로 전면 개편했다. 6월 발탁한 하나금융그룹 새 홍보모델 아이브(IVE)의 안유진씨를 첫 홍보 활동으로 트래블로그 광고에 투입했으며 7월에는 서울 성수동에서 트래블로그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트래블로그 신용카드는 늘어나는 해외 여행 수요에 맞춰 하나카드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방법인데다 주 고객층인 2030세대의 락인(Lock-in)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이 사장이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트래블로그의 주 사용층은 젊은 세대에 집중돼 있다. 하나카드가 트래블로그 체크카드 이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고객 48.4%가 20~30대 여성이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외환카드와 합병하면서 해외 매출액은 높은 편이었기에 해외서비스 쪽으로 특화했다"며 "해외 여행 가는 고객이나 MZ세대가 향후 금융 고객이 될 수 있어 타겟팅을 했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