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배치하기로 결정한 데 따라 중국이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경제 분야 제한조치를 강화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당장 삼성SDI와 LG화학의 전기차배터리가 중국정부 인증을 통과하지 못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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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성 삼성SDI 사장(왼쪽)과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
블룸버그는 12일 “중국이 한국 제품과 서비스 등 수입제한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한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 결정에 따른 압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정부차원에서 한국 콘텐츠 수입과 관광비자 발급에 제한조치를 가한 데 이어 한국기업의 투자와 인수합병 등을 제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SDI와 LG화학 등 전기차 최대 시장인 중국에 전기차배터리 공급을 추진하고 있는 업체들이 중국의 이런 조치로 실적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SDI와 LG화학은 중국시장 확대를 위해 현지에 배터리 생산시설을 갖추는 등 투자를 늘렸지만 최근 중국 정부기관의 배터리 인증심사를 받지 못해 사업에 위기를 맞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정부는 삼성SDI와 LG화학이 배터리 인증심사를 아예 통과하지 못하게 하는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며 앞으로 사업전망이 어두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정부는 인증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업체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삼성SDI와 LG화학의 배터리가 중국 전기차업체 물량을 수주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다.
중국 안휘장화이 등 일부 업체는 배터리 인증심사가 완료될 때까지 이전에 사용하던 삼성SDI의 배터리를 공급받지 않겠다고 이미 밝혔다.
삼성SDI는 성장동력으로 삼고 대규모 투자를 이어온 전기차배터리 매출의 30% 정도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LG화학도 비슷하다.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을 놓고 빚어진 중국과 한국의 외교적 마찰이 경제분야 제한조치로 확산될 경우 중국에 매출의 큰 비중을 의존하는 기업들에 타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중국에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기업들의 주가는 최근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이 한국의 가장 큰 수출시장인 만큼 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