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가 신작 다양성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크래프톤은 직원들의 독립 회사 설립까지 지원하기로 했는데 게임을 개발하는 데 더욱 경쟁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가 새 게임 개발에 내부 경쟁을 도입했다. |
28일 크래프톤에 따르면 8월 중순부터 '더 크리에이티브' 제도에 참가를 희망하는 직원들의 신청을 받는다.
더 크리에이티브는 크래프톤이 새로 도입하는 신작 제안 제도로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고 싶은 직원이라면 누구든지 팀을 이뤄 도전할 수 있다. 심사에 합격한 직원은 새로 설립되는 자회사로 옮겨 신작 개발에 전념하게 된다.
크래프톤은 이를 위해 'SLC(가칭)'라는 새로운 자회사를 만든다. 더 크리에이티브에 선발된 직원들은 이곳에서 1년 반 동안 신작을 개발한 뒤 소프트론칭(시범출시)까지 진행한다.
이용자들의 검증을 통과한 게임은 크래프톤이 퍼블리싱을 맡아 정식출시하며 게임 정식출시에 실패한 직원들은 다시 본사로 복귀하거나 크래프톤 내 다른 독립스튜디오로 이동하게 된다.
이는
김창한 대표가 올해 초 선언한 '퍼블리싱 역량 강화'를 이행하는 과정이다.
김 대표는 1월19일 열린 사내소통프로그램 '크래프톤 라이브토크'에서 "우리의 궁극적 비전이 게임이라는 강력한 IP를 확보하고 확장해 나간다는 것임에는 변함이 없다"며 "올해는 이를 위해 우리의 역량을 응축해야 할 시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올해 집중할 사안으로 △조직역량의 혁신과 결집 △퍼블리싱 역량과 체제 강화 △미래에 대한 투자 지속 등을 제시했다.
최근 게임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10개의 게임개발 스튜디오를 독립법인으로 분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크래프톤이 게임개발 인력을 새로운 자회사로 옮겨 신작 개발에 나서게 하는 것은 본사에서 전폭적 지원을 받게 하는 것보다 더 경쟁적 환경에서 제한된 기간 안에 많은 작품을 만들어 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러 게임을 만들어 시범 출시한 뒤 이용자들의 반응을 종합해 게임성을 인정받은 몇몇 게임만 퍼블리싱하는 경쟁 시스템인 셈이다.
크래프톤은 한 발 더 나아가 직원들이 직접 회사를 차리는 것도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직원들이 새로운 회사를 차려 게임개발 할 수 있도록 장려하겠다는 것인데 이때 필요한 창업비용은 크래프톤이 지원한다. 크래프톤은 초기비용에 투자하며 지분 일부분을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크래프톤은 직원들이 창업 이후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받는 것은 막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크래프톤의 직원들이 설립하고 크래프톤에서 창업 비용을 지원 하지만 추후 투자유치에 따라 완전 별개의 회사로 성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크래프톤이 그런 가능성에도 직원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것은 신작 게임을 꾸준히 공급받기 위한 전략이다. 다수의 게임이 만들어져야 그 안에서 소위 '대박 게임'의 탄생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그동안 ‘PUBG: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IP) 하나에 지나치게 의존해왔고 지난해 새로 내놓은 게임들은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이에
김창한 대표는 새로운 임기 안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 은퇴하겠다는 배수진의 각오를 보였다.
크래프톤은 퍼블리싱 역량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신작 확보가 중요하다고 보고 소규모 게임개발사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크래프톤은 7월18일 한국모태펀드 문화계정에 300억 원을 내놓기로 했다.
김 대표는 한국모태펀드 출자에 대해 “양적, 질적 성장 잠재력과 경험을 가진 중소게임사들이 좋은 결과물을 창작할 수 있도록 적기에 투자하겠다”며 “펀드 조성을 계기로 중소게임 개발사들의 제작환경이 안정화돼 도전을 지속할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규모가 작은 외부 게임회사에 대한 지원으로 다양한 신작을 확보해 퍼블리싱 역량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독립스튜디오에서 개발한 게임만 퍼블리싱하는 것은 게임 라인업 확장에 어려움이 있어 퍼블리싱 강화 측면에서 이번 제도를 도입하게 됐다"며 "신규 설립 자회사로 옮길 인원 규모는 접수를 받은 뒤에 결정될 것이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