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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해진 미국 연준 기준금리 방향성, 한국은행 이창용 깊어지는 주름살

조혜경 기자 hkcho@businesspost.co.kr 2023-07-27 16: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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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모호한 태도가 한국은행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연준이 향후 금리결정 방향에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미국 금리인상이 7월로 갈무리되거나 한 차례 추가 인상 정도를 염두에 뒀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모호해진 미국 연준 기준금리 방향성, 한국은행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78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창용</a> 깊어지는 주름살
▲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앞으로의 금리 방향성에 모호한 태도를 보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왼쪽)과 이창용 한국은행총재.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준은 26일(현지시각)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다만 앞으로의 금리 결정을 두고는 '그때그때'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과 동결 가능성 어느 쪽에도 무게를 싣지 않은 것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앞으로 회의마다 같은 질문을 할 것이다"며 "금리 인상 속도를 포함해 앞으로 회의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은 시장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지만 앞으로 기준금리 향방은 더욱 불투명해진 것이다.

파월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도 "데이터가 뒷받침된다면 기준금리를 9월 회의에서 다시 올리는 것도 틀림없이 가능한 일이다"면서도 "기준금리 유지를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

이와 같은 연준의 모호한 태도는 금리 격차보다 한은에 더 큰 걱정거리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격차가 역대최고치인 2.0%포인트로 벌어진 것보다도 불확실성이 국내 금융시장에 끼칠 수 있는 악영향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7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 뒤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대로 낮아졌으나 연준이 금리를 몇 번 더 올릴지 불확실하다"며 "연준이 두 번 금리를 올릴지가 관건인데 8월 회의(FOMC)가 없기 때문에 9월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움직이기에는 물가와 가계부채 흐름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는 점도 걱정을 더하는 요소로 보인다.

그는 14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제주포럼에서 "한국은행이 조심스러운 것은 기저효과 등을 생각할 때 연말까지 (물가가) 3.5%로 올라갈 것 같다"며 "기술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내려갈지 확신이 없기 때문에 지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를 3.5%로 했더니 3개월 동안 가계부채가 늘어났다"며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떨어지면 좋겠는데 트렌드가 바뀌는 모습도 있어서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이 이날 발표한 '2023년 5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잠정)'에 따르면 이 총재가 걱정한 가계대출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가계대출 연체율은 0.37%로 전월보다 0.03% 상승했고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3%로 전월보다 0.02% 올랐다.

시장에서도 가계대출, 근원물가 상승률 등 때문에 한동안 금리 조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금통위는 인상도 인하도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며 "인상을 하자니 주택담보대출과 1%대 성장률이 발목을 잡고 인하를 하자니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근원물가 상승률, 대외 금리차에 따른 환율 변동성 문제가 걸린다"고 말했다.
 
모호해진 미국 연준 기준금리 방향성, 한국은행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78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창용</a> 깊어지는 주름살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경제·금융 수장들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 금융회의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경호 경제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이날 연준의 금리 발표 이후 열린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회의에서도 당장의 기준금리 차보다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감이 드러났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비상 거시경제 금융회의'을 열고 "미국 등 주요국의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대응해 나가겠다"며 "외환보유액은 대외 불확실성 대응에 충분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 부총재는 "연준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 등으로 물가 안정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며 "다만 연준의 금리 결정이 데이터 의존적임을 다시 확인한 만큼 앞으로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미국 등 주요국 물가와 경기 상황, 이에 따른 정책기대 변화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봤으며 관련 시장 상황을 꼼꼼히 살피기로 했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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