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3-07-20 17: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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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겸 SSG닷컴 대표이사 사장이 몰타입 매장 등 리뉴얼 매장을 통해 오프라인 고객 경험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오프라인 고객 경험을 높여 이마트 실적 개선까지 성공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 이마트의 3번째 몰타입 매장인 더타운몰 킨텍스점이 21일 문을 연다. <이마트>
이마트 관계자는 20일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몰타입 매장으로 리뉴얼할 매장을 선정할 때는 상권과 부지 조건을 따져본다”며 “몰타입은 대형 매장이기 때문에 부지 확보가 안되면 몰타입 매장으로 리뉴얼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오래된 매장들 가운데 몰타입 매장으로 리뉴얼하기 적합한 매장과 리뉴얼만 진행해도 적합한 매장을 나눈다.
공사 방법과 기간도 매장마다 제각각이다.
몰타입 매장들은 각각 월계점 10개월, 더타운몰 킨텍스점 7개월, 연수점 6개월 동안 공사를 거쳤다. 연수점처럼 아예 문을 닫고 공사를 한 매장이 있는가 하면 킨텍스점은 매장을 운영하면서 가림막을 설치하고 공사를 진행했다. 더타운몰 킨텍스점은 21일 문을 연다.
이마트에 따르면 대부분 리뉴얼 매장들은 몰타입 매장 뿐만 아니라 일반 매장도 리뉴얼 전과 비교해 매출과 방문고객 수가 증가했다.
리뉴얼 효과를 확인한 강 대표는 리뉴얼을 통한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 강화에 꾸준히 힘을 주고 있다.
리뉴얼 투자를 통해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강 대표의 의지는 이마트 실적자료를 통해서도 유추해볼 수 있다.
이마트는 2019년 4분기 실적자료부터 시작해서 매년 4분기에 다음해 ‘중점 추진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2020년 4분기 실적자료까지는 중점 추진 전략 항목에 ‘리뉴얼’에 대한 얘기가 없다. 하지만 2021년 4분기 실적자료의 ‘2022년 중점 추진 전략’부터 2년 연속으로 ‘매장 리뉴얼’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첫 번째 몰타입 매장인 월계점은 2020년 5월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이마트는 2020년에 모두 9개 매장에 대한 리뉴얼을 진행했다.
2020년 리뉴얼을 진행한 매장들에서 좋은 성과를 내자 2022년부터는 중점 전략 가운데 하나로 ‘리뉴얼’을 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월계점 리뉴얼 이후 2020년 6월부터 2021년 4월까지 매출은 리뉴얼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7.2% 증가했다. 방문고객 수도 늘었다. 2020년 6월부터 2021년 4월까지 방문고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2.2%가 증가했다.
리뉴얼의 주목적이었던 고객 체류시간 증가도 수치로 확인된다. 2021년 1월부터 4월까지 고객 주차 시간이 리뉴얼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증가했다.
2시간 이상 주차한 비중이 3.6%에서 7.8%로 늘었고 1시간~2시간 주차한 비중도 25.0%에서 32.2%로 늘었다. 1시간 미만으로 주차한 비중은 71.4%에서 60.0%로 오히려 줄었다.
고객들이 월계점에서 머문 시간이 늘었다는 얘기다.
월계점 뿐만 아니라 2020년 리뉴얼을 진행한 9개 매장 모두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이 가운데 이마트 춘천점은 68.4%, 이마트 칠성점은 42.5%의 매출 증가율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 3월30일 문을 연 연수점은 오픈 이후 1달 동안 매출이 리뉴얼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0% 증가했다.
강 대표의 리뉴얼 전략이 맞아들어가고 있음이 수치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몰타입 매장은 대형마트와 쇼핑몰이 합쳐진 형태기 때문에 매장 크기가 커야 한다. 부지 및 공간 문제로 강 대표의 의지만으로 추진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겸 SSG닷컴 대표이사 사장은 당분간 몰타입 매장이 아닌 일반 매장 리뉴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강 대표가 올해 6월8일 ‘신세계유니버스클럽’ 행사에서 사업전략을 설명하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강 대표는 당분간 몰타입 매장이 아닌 일반 매장 리뉴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2020년 9개, 2021년 19개, 2022년 8개 매장에 대해 리뉴얼을 진행했다. 올해는 모두 10여 개 매장을 리뉴얼해 오픈할 계획을 세웠다.
강 대표는 대형마트가 오프라인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증명하는 전략을 꾸준히 밀고 나가고 있다.
소비자 인식 속 대형마트는 차별화된 물건을 싼 값에 살 수 있는 곳이다. 오랜 시간 대형마트가 소비자들에게 해 왔던 역할이다.
강 대표는 지난해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의 중점 추진 전략으로 ‘업의 본질 경쟁력 제고’를 제시하며 대표 품목을 상시 최저가로 운영하고 상품 매입의 주도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 대표가 리뉴얼 매장을 늘리는 것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도 대형마트가 오프라인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증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소비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오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대형마트 본질에 집중하려는 이런 노력이 실적 개선으로까지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이마트는 최근 부진한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으로 총매출 8조48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가 감소했다.
올해 2월 11만9천 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7월20일 7만8200원을 기록했다. 7월6일에는 역대 최저가인 7만5천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강 대표는 매장 리뉴얼을 통해 고객을 끌어들이고 이를 실적 개선과 주가 회복으로 이어지게 만들어 드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리뉴얼 매장을 늘리는 이유는 엔데믹 상황에서 고객들에게 오프라인 매장만의 재미와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며 “다만 몰타입 매장에 대해서는 앞으로 당분간 검토 중인 것이 없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