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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리포트] AI 헤드헌터가 인간 헤드헌터를 대신할 수 있을까?

윤애숙 yas@careercare.co.kr 2023-07-17 16: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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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여름 햇살 노랗게 비추며
바다 파도가 춤추는 길을 따라
바람은 부드럽게 머리를 스치며
꽃들은 활짝 피어나는 계절
여름은 끝없는 환희의 순간들


챗GPT에게 ‘여름’을 주제로 5줄짜리 시를 지어달라고 하자 뚝딱 작성해 내놓은 것이다.

인공지능(AI)이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창의성까지 침범하면서 일자리 잠식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거 기술 발전이 인간의 반복적 노동을 대체했다면 이제는 AI의 발전이 고소득·전문직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컨설팅리포트] AI 헤드헌터가 인간 헤드헌터를 대신할 수 있을까?
▲ 인공지능이 헤드헌터의 일을 대신할 수 있을까? 

이러한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니라는 것은 통계에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인사관리 컨설팅회사인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CG&C)가 지난달 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기업들이 지난달 AI를 이유로 감원한 인원이 3900명이다.

AI는 폐업, 시장상황, 비용절감 같은 17가지 감원 사유 가운데 7번째를 차지했다. 블룸버그 기자는 기업이 AI를 이유로 인력을 감축한 것은 처음이라며 AI로 인한 인력감축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국내 상황은 어떨까? 국내에선 아직 AI 때문에 일자리가 줄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다양한 영역에서 AI의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 채용에서도 AI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AI가 직무기술서(JD)를 분석해 채용공고를 직접 올리고 후보자를 검색하고 포지션을 제안해 수락 여부까지 정리해준다고 한다.

헤드헌터의 업무 가운데 일부를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이제 헤드헌터가 필요 없는 시대가 오는 것 아니냐’고 짓궂게 질문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은 헤드헌터의 역할을 잘 모르는 것 같다.

헤드헌터의 역할은 단순히 제안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꼭 필요한 인재를 꼭 필요한 곳으로 옮기려면 지난한 설득과 조정과 중재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헤드헌터가 최적의 인재를 발굴해 평가하고 검증한 뒤 기업에 추천하기 위해선 JD 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후보자의 경력 외에도 가치와 비전, 업무역량과 태도, 조직적응 능력 같은 수많은 요소를 살피고 판단해야 한다. AI가 이런 것들을 할 수 있을까?

AI가 인간의 노동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직 어려워 보인다. 설득이나 중재, 조정과 같이 인간의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컨설팅리포트] AI 헤드헌터가 인간 헤드헌터를 대신할 수 있을까?
▲ 챗GPT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일자리 공약과 관련해 질문한 결과.
챗GPT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일자리 공약과 관련해 질문하면 아직 학습하지 않은 2021년 9월 이후의 정보를 담아내지 못한다. AI는 사실관계가 잘못된 기사를 작성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판례를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인용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아직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신뢰하기가 쉽지 않다. 

AI의 발달은 채용시장에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 AI 때문에 인간의 노동이 필요한 영역이 달라졌고 인재 수요도 AI가 담당할 수 없는 영역으로 몰리고 있다.
[컨설팅리포트] AI 헤드헌터가 인간 헤드헌터를 대신할 수 있을까?
▲ 윤애숙 커리어케어 브랜드 매니저.

헤드헌팅업계에서도 AI가 할 수 있는 인재 검색이 아니라 AI가 대신할 수 없는 설득과 조정, 중재 역량이 뛰어난 헤드헌터가 선호된다. 

아직까지 헤드헌팅 현장에서 느끼는 AI의 영향력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만큼 파괴적이지 않다. 인재시장에서 특정 직무와 관련된 수요가 줄고 새로운 직무 수요가 나타나는 것은 늘 있어온 일이다. 

세상은 지속적으로 변한다. 인력거꾼이 택시기사로 전직하듯 변화에 적응하는 이들이 살아남는다.

AI의 발전 또한 그러한 변화의 계기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AI의 발전이 헤드헌터라는 직업을 위협한다고 걱정하는 것은 기술의 발달을 향한 과한 경계심일지도 모른다. 윤애숙 커리어케어 브랜드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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