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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가 2015년 11월18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LA컨벤션센터에서 열린 LA오토쇼에서 신형 아반떼를 선보이고 있다. |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지급하고 있는 인센티브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현대차는 한동안 미국시장에서 ‘제값받기’ 정책을 고수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육지책으로 다시 인센티브를 늘리고 있다.
현대차는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그럴 경우 미국에서 기껏 늘린 점유율이 다시 줄어들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미국 자동차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인센티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 현대차, 미국에서 인센티브 규모 점차 늘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상반기에 미국에서 지급한 인센티브가 대당 3100달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3% 증가했다.
특히 현대차의 주력인 승용차의 경우 인센티브가 25% 증가했지만 판매는 8%가량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상반기에 신형 아반떼 등 주력차종을 미국에 출시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세단의 인기가 예전같지 않은 데다 자동차회사들의 인센티브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신차임에도 인센티브를 늘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는 1분기에는 지난해 1분기보다 인센티브를 줄였다. 현대차는 4월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1분기 미국시장 인센티브는 지난해 1분기보다 7% 감소한 대당 2090달러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센티브 규모에 따라 자동차 판매량이 크게 좌우되면서 2분기에 다시 인센티브를 대폭 늘린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4월 인센티브를 지난해 4월보다 2~3%가량 줄였는데 그 결과 4월 미국 판매량이 지난해 4월보다 8.5%나 줄었다.
현대기아차가 5월 미국에서 월간 판매량 기준으로 역대 최대 판매기록을 세운 이유 가운데 하나로도 인센티브 확대가 지목된다. 현대차의 5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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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가운데) 현대차그룹 회장이 2014년 8월5일 데이브 주코브스키(왼쪽) 현대자동차 미국판매법인 사장과 함께 현대차 미국법인 신사옥을 둘러보고 있다. |
◆ 하반기, 경쟁 심화로 출혈경쟁 벌어질 듯
미국 자동차시장이 하반기에 성장둔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대차가 다른 자동차회사들과 인센티브 출혈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7월 미국 자동차 판매는 152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 증가율이 1% 아래로 떨어진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CNBC는 “현재 강력한 프로모션이나 인센티브가 없으면 자동차 판매가 늘어나지 않아 자동차회사들이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7월 자동차회사들이 제공한 평균 인센티브는 3225달러에 이르렀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자동차회사들이 각종 인센티브나 프로모션 등을 꾸준히 제공해야 수요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포드는 최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유기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지난 5~6년에 비해 시장경쟁이 더 심해졌다”며 “주요회사들이 시장 점유율 수성에 나서는 정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7월 미국시장에서 점유율 9%를 기록해 올해 들어 최고치를 보였다.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011년 5월에 10%를 돌파하며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그 뒤 다시 하락세를 걷다 최근 들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도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출혈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점유율을 수성하지 않으면 결국 쇠퇴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며 “미국시장의 경우 상징성도 크기 때문에 현대기아차가 힘겹게 끌어올린 점유율을 다시 유지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인센티브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