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영 기자 eesoar@businesspost.co.kr2023-06-22 15: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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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동구에서 닭강정 매장을 운영 중인 배성환씨(왼쪽)와 곱창집을 운영하는 이대현씨.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우아한형제들이 제공하는 무료 장사 교육 프로그램 '배민아카데미'가 어려움을 겪는 외식사업주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사업주들 반응은 뜨겁다. 2014년 개설된 배민아카데미는 올해 5월 기준으로 누적 수강생 20만 명을 넘어섰다.
사업주들은 어떤 점에서 배민아카데미에 열광하는 것일까. 수업을 듣고 있는 2명의 배민 점주를 만나 배민아카데미 강좌의 힘에 대해 알아봤다.
15일 서울 송파구 배민아카데미 서울센터에서 만난 이대현(38)씨와 배성환(32)씨는 배민아카데미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3년째 수강하고 있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다른 외식사업주들에게 꼭 들어보라는 권유도 잊지 않았다.
"가능하다면 온라인이 아닌 강의실에 나와 듣기를 추천합니다. '오늘 강의에서 하나만이라도 배워 실행하자'는 마음가짐을 가지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특히 커뮤니티 '배민 프렌즈' 활동은 꼭 하라고 당부드리고 싶어요."
▲ 이대현씨는 2021년 '대팔이네곱창집' 창업 후 장사가 안돼 위기를 겪었지만 배민아카데미가 돌파구가 돼줬다.
이대현씨는 강동구 천호동의 대팔이네곱창집 사장님이다. 약 26평의 매장에서 직원 4명과 함께 일한다.
이씨는 2012년 외식업에서 일을 하다 2021년 '내 가게를 내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했다. 사람들이 자주 먹고 질려하지 않는 품목을 찾다 곱창을 선택했다. 지인이 돼지 곱창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어 창업 전에 노하우도 충분히 배웠다.
하지만 난생 처음 해본 창업이어서인지 초반부터 적자였다. 월급 줄 돈은 물론 월세 낼 돈조차 부족해 당시 코로나 소상 공인 긴급 지원 대출 5천 만 원을 받았을 정도였다. 그는 "너무 어려운 시국에 무모하게 했나, 아차 싶었다"고 했다.
다행히 이씨의 이런 고민은 오래 가지 않았다.
사업장 홍보를 위해 사용하던 '인스타그램'에서 배민아카데미의 '꽃보다 매출' 한식 메뉴 비책 시즌 9 광고를 정말 우연히 보게 된 것이다. 이씨는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어 그때부터 정신없이 교육에 몰두하며 의지했던 것 같다"고 했다.
강좌도 도움이 많이 됐지만 외식사업주 수강생 커뮤니티 '배민 프렌즈' 활동은 점포를 운영하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많은 고민을 해결해줬다고 했다. 이씨는 배민 프렌즈 2기다.
'배민 프렌즈'는 2021년부터 결성된 외식사업주 커뮤니티다. 한 기수는 6개월 단위로 짜여진다. 기수별 10명 정도 선정한다. 현재 5기까지 구성돼 있다.
배민 프렌즈 소모임 활동에 대해 이씨는 소속감도 컸지만 무엇보다 2기수 점주들과 사업장 고충을 나누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실제 가게 문제점을 해결했고 가게를 안정화 시킬 수 있었다고 했다.
이씨는 "수강 전후를 비교하면 매출이 600%나 늘었다"며 "강좌를 통한 매출 성장이 300%라면 배민 프렌즈를 통한 성장도 300%정도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처음 들었던 강좌 '자가제면 스쿨'은 이후 점포 운영에서 터닝포인트가 됐다. 이씨는 당시 맛에 대해 고민하던 중이었는데, 간장 등 소스와 조미료를 사용하는 방법을 배워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 뒤 맛만 바꿨을 뿐인데 매출은 3배 정도 올랐다.
이대현씨는 "앞으로 2호, 3호 점포를 내고 싶다"며 "지금은 2호점도 1호점과 같은 매장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으려면 안정화된 시스템,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보고 필요한 강좌를 찾아서 수강하고 있다"고 했다.
창업 초기 자신처럼 어려움을 겪는 외식사업주들에 배민아카데미를 수강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자신이 실행할 수 있는 단 한가지라도 배워가겠다는 마음가짐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 '와바닭강정' 2개 점포를 운영하는 배성환씨는 자신의 가게가 배민아카데미와 함께 성장했다고 말한다.
배성환씨는 이씨와 같은 강동구 지역에서 개인 브랜드 '와바닭강정' 강동본점과 우장산 2호점 2개 점포를 포장 배달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본점은 약 16~17평 규모 복층으로 배씨를 포함해 직원까지 2명이 일한다. 2호점에는 정직원 2명과 아르바이트 직원 5명이 근무하고 있다.
배씨는 그럭저럭 운영되는 가게의 '점프'를 위해 강좌를 듣기 시작한 경우다. 그는 2019년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하다가 2021년 개인 브랜드를 만들어 창업했다.
가게는 포장 배달 위주여서 코로나 사태에도 큰 어려움은 없었다. 배씨는 "창업과 동시에 배민 앱에 입점했기 때문에 별 탈 없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프랜차이즈를 운영할 땐 배달을 안 했다고 한다. 배달로 인한 비용이 부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인 2021년에 와바닭강정을 열며 바로 배민 앱에 입점했다. 평소 배씨는 소비자로서 배민 앱을 자주 이용해 그 '힘'을 짐작하고 있었다고 한다. 실제 매출도 배민앱을 통해 나오는 게 훨씬 많다. '홀(매장)이 1이라면 배달은 2정도'라고 했다.
배씨는 배민 입점 뒤 강좌의 존재를 알게 됐고 곧바로 모범 수강생이 됐다.
그는 "수강 전후 매출을 비교하면 15~20% 정도 성장한 것 같다"며 "이런 신장엔 페이스북 광고 세팅법, 네이버 블로그 챌린지 등 마케팅, 광고 강좌 공이 컸다"고 했다. 강의에서 배운 대로 네이버에서 마케팅을 해서 한달에 1천 만 원까지 매출을 올린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배씨는 페이스북 광고 강좌 경우 마케팅 회사 대표이사 등 실무진이 강연해서인지 매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아카데미 수강 전엔 혼자 대행사를 이용하거나 인터넷 등을 통해 정보를 얻곤 했다"며 "페이스북 광고 강좌는 듣고 싶어도 적당한 강의가 없었는데, 특별한 정보보다는 전문가가 실무적으로 더 많은 정보를 정확히 알려줘 좋았다"고 했다.
강좌를 들은 뒤 배씨는 네이버를 더욱 잘 사용하게 됐고 그 덕에 가게 매출도 늘었다.
그는 "수강 전엔 네이버 키워드 검색으로 매장을 노출하는 네이버 플레이스를 많이 사용했다"며 "그러다가 네이버 블로그 챌린지 수업을 듣고 네이버 블로그도 같이 활용하게 되면서 매출 상승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어떤 강좌를 듣느냐도 중요하지만 수강하며 인사이트를 얻고 파생되는 아이디어를 가져가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일례로 프리미엄화 강좌와 팬덤 만들기 강좌를 꼽았다.
그는 "현재로선 원자재가가 오른다고 메뉴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 고민된다"며 "강좌를 통해 프리미엄화로 수익성 높이기, 가격 인상도 수용할 수 있는 팬덤 쌓기 등을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사실 프리미엄화 강좌나 팬덤 만들기 강좌 모두 수익성 높이기가 강의 주제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배민아카데미가 운영 중인 팬덤 만들기 강좌는 여러 개인데, 배씨는 그 가운데 하나를 듣고난 뒤 팬덤이 있으면 제품 가격을 올려도 구매자의 가격 저항을 낮출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소비자도 처음부터 비싼 제품을 구입하기보다 써보며 팬이 되고 브랜드를 사랑하게 되면 더 큰 비용을 써도 거리낌이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어 "소규모 브랜드가 살아남으려면 팬덤이 필수라는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배성환씨도 배민 프렌즈 활동을 강조하면서 오프라인 강좌 수강을 추천했다.
배씨는 "사실 매장을 운영하다보면 다른 활동은 못한다. 처음엔 봉사활동하고 싶어 참여했는데, 커뮤니티 활동으로 서로 장사에 대해 얘기하며 자연스레 도움을 많이 받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초반엔 제 사업 분야가 아니더라도 오프라인 강좌는 전부 수강했다"며 "어떤 강좌든 매장 운영과 접목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얻어갈 수 있다. 직접 나와서 듣기를 추천한다"고 했다.
배민아카데미는 2014년 문을 연 서울 송파구 서울센터와 2022년 연 경기 수원시 경기센터까지 2곳 센터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강좌는 배민아카데미 사이트 영상 교육 코너에서 동영상으로 수강할 수 있다.
배민아카데미는 예비 사업주, 사업주 모두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현장 교육은 월별 30개 교육을 신규 개설, 운영한다. 온라인 교육은 누적 249개 강좌가 있다.
강의는 일회성 1일 교육과 다회(10회)성 집중 교육으로 나뉘는데 오전 10시부터 3시간, 오후 1시부터 3시간가량 진행한다. 저녁 강좌도 있다. 이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