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4대 금융지주가 2분기에도 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4대 금융지주는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금융권 전반에서 연체율이 높아지는 데다 금융당국이 쉬지 않고 ‘상생 금융’을 강조하고 있어 미리부터 표정 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 2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2분기에 지배주주 순이익 4조4517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1분기 비이자이익 증가 덕분으로 ‘깜짝 실적’을 낸 데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2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전망치는 모두 더해 4조4517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2분기(4조3763억 원)보다 1.7% 증가하는 수준이다.
1분기 순이익을 포함한 상반기 순이익 전망치는 9조3532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새로 쓴 역대 최대 실적 기록도 다시 갈아치우게 된다.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KB금융지주가 2분기에 순이익 1조3265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1.4% 증가하는 것이다. 하나금융지주도 지난해 2분기보다 19.2% 증가한 순이익 9837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1년 전보다 순이익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1조2565억 원이고 우리금융지주의 전망치는 8850억 원이다.
4대 금융지주는 또 한 번 역대 최대실적을 내는 것이지만 마냥 반갑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금리 상승기에 이자 장사로 혼자만 돈을 벌고 있다는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압박하는 명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금융지주의 영업환경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장 2분기 실적이 좋게 나오면 금리 인하 등 금융권의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정치권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은 취약차주 지원에서 은행권의 상생 노력을 꾸준히 당부하고 있다. 사실상 예대금리차 공시를 앞세워 가계대출 금리를 인하하도록 압박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 출시된 청년도약계좌만 해도 정부 주도의 정책형 금융상품이지만 은행들은 ‘사회적 책임’을 앞세우는 금융당국의 은근한 압박에 못 이겨 청년도약계좌 금리를 소신껏 책정하지 못했다.
▲ 지난 3월 신한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상생금융 간담회'에 참석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신한은행> |
4대 금융지주는 기준금리 상승에 힘입어 2021년과 2022년 사상 최대실적을 갈아치운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순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KB금융지주는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 증가에 힘입어 2022년 1분기보다 2.5% 증가한 1조4976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신한금융지주는 1분기 순이익이 1조388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0.2% 늘었다. 비이자이익이 증가한 점이 주효했다.
하나금융지주도 비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난 덕분으로 1분기에 순이익이 22.1% 증가했다. 우리금융지주는 1분기 순이익이 9113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8.5% 늘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