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훈기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 사장이 롯데그룹의 핵심 인물로 자리를 잡고 있다.
7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최근 ESG경영혁신실 산하 조직으로 ‘미래성장TF’라는 팀을 새로 꾸렸다.
수석급 팀장을 포함해 4명으로 구성된 이 자그마한 조직은 롯데그룹의 중장기 비전과 부합하는 미래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그룹의 4대 핵심 성장동력으로 헬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플렛폼 등을 선정하고 이와 관련한 인수합병과 사업 진출에 힘을 싣고 있다.
롯데지주가 미래성장TF를 꾸렸다는 것은 새 먹거리 진출 전략을 좀 더 가다듬고 구체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래성장TF는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경영 전략 기조를 일치하는 역할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일본 롯데홀딩스에도 미래성장TF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조직이 새로 출범한 것으로 파악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의 경영 승계를 원활하게 만드는 역할도 미래성장TF의 출범 배경으로 거론된다. 신 상무가 롯데그룹의 경영 전면에 나서기 위한 명분을 만드는 데 미래성장TF가 일부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뜻이다.
미래성장TF의 역할로 거론되는 여러 사안을 종합해보면 ESG경영혁신실을 이끄는 이훈기 사장의 책임이 매우 커지는 모양새다.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의 전신은 정책본부다. 정책본부는 과거 롯데그룹의 경영 전반을 총괄했던 곳이다.
정책본부는 롯데지주가 출범하는 과정에서 과도기를 거치며 경영전략실, 경영혁신실 등으로 이름을 바꾸다가 현재는 그 기능을 ESG경영혁신실을 포함한 6개 실로 분산하고 있다.
과거 정책본부가 맡았던 계열사별 시너지 전략과 같은 역할은 유통군, 화학군, 식품군, 호텔군과 같은 롯데그룹 각 사업군HQ(헤드쿼터)이 맡고 있다. ESG경영혁신실은 롯데그룹의 신사업 발굴과 인수합병,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등의 일부 기능만 전담하고 있다는 것이 롯데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를 감안하면 ESG경영혁신실의 위상이 과거 정책본부와 비교해 축소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ESG경영혁신실이 여전히 롯데그룹의 미래 방향을 그리고 구체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이 조직의 존재감은 적지 않다는 것이 롯데그룹 안팎의 평가다.
이훈기 사장이 ESG경영혁신실을 총괄하는 인물로 주목받아왔던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이 사장은 2020년 8월 실시된 비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ESG경영혁신실장에 발탁됐다. 당시 롯데그룹은 이 사장의 ESG경영혁신실장 발탁 배경과 관련해 전략과 기획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사장은 ESG경영혁신실을 이끌면서 롯데그룹의 미래 신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데 힘을 실어왔다.
2021년 하반기 ESG경영혁신실 산하에 꾸린 신성장2팀과 신성장3팀은 ESG경영혁신실의 대표적 성과다. 이팀은 각각 바이오와 헬스케어 분야 사업 진출을 검토해왔는데 지난해 상반기에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롯데헬스케어 법인 설립으로 이어지며 롯데그룹의 신사업 도전을 구체화했다.
이 사장이 그의 역할을 새 법인 설립까지만으로 한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그는 현재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와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는데 이는 그룹 차원에서 직접 미래 성장동력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놓지 않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