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카메라전략 변화에 수혜를 보게 될까?
삼성전자는 갤럭시S7시리즈를 선보이며 후면카메라 화소를 이전 플래그십 제품보다 낮추는 대신 체감성능을 높이는 전략으로 원가를 절감하며 수익성을 높였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갤럭시S7시리즈의 판매호조에도 수혜를 크게 보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앞으로 스마트폰사업에서 중국의 하드웨어 중심전략을 따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삼성전기가 고부가제품 판매확대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시장 대응법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2일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판매부진을 극복하기 위해서 중국의 트렌드를 반영해야 한다”며 “중국에서 현재 트렌드는 높은 하드웨어 사양의 선호”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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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시장 점유율 1위 업체지만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중국업체들에 밀려 크게 고전하고 있다.
오포, 화웨이 등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높은 하드웨어 사양 가운데서도 특히 고화소카메라로 중국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플래그십 제품은 기본적으로 800만 화소, 1300만 화소의 전면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
오포는 2016년 3월 출시한 ‘R9플러스’ 제품에 1600만 화소의 전면카메라를 탑재하기도 했다. 오포는 2016년 상반기 빠르게 성장해 화웨이를 제치고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올랐다.
반면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5, 갤럭시S7시리즈에 이어 갤럭시노트7에도 500만 화소 전면카메라를 탑재했다.
이 연구원은 “초고화소 전면카메라의 필요성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나 전면카메라의 화소가 높아지는 트렌드는 부인할 수 없다”며 “삼성전자는 앞으로 이 변화를 무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후면카메라의 화소에서도 경쟁하고 있다.
중국의 샤오미는 올 5월 선보인 ‘미맥스’에 1600만 화소 후면카메라를 탑재했다. 러에코는 같은 시기 선보인 ‘러맥스2’에 2100만 화소의 후면카메라를 탑재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후면카메라의 화소를 줄였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갤럭시노트5에 1600만 화소 후면카메라를 탑재했으나 올 상반기 선보인 갤럭시S7시리즈에 1200만 화소 후면카메라를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화소를 줄이는 대신 듀얼 포토다이오드(2PD) 등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체감성능을 높이는 전략으로 원가를 절감해 수익성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에도 같은 전략을 사용해 1200만 화소의 후면카메라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원은 “화질도 중요하지만 마케팅측면에서는 화소가 높을수록 유리하다”며 “듀얼카메라시장이 본격 개화할 것으로 보이는 2017년부터는 삼성전자도 후면카메라의 하드웨어에 큰 변화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삼성전기, 삼성전자 카메라전략 변화에 수요증가 기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카메라전략에 변화를 줘 전면카메라와 후면카메라에 고화소제품을 탑재하게 될 경우 삼성전기는 고부가제품 판매확대에 따라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현재 플래그십 제품에 탑재되는 전면카메라를 카메라모듈업체인 파트론 등에서 주로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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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기의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제품의 전면카메라 사양을 높인다면 삼성전기가 전면카메라 공급까지 맡게 될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또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후면카메라에 고화소카메라뿐 아니라 듀얼카메라의 탑재를 늘리게 되면 삼성전기는 그만큼 실적을 개선하게 된다.
듀얼카메라는 제품의 한쪽 면에 두 개의 카메라를 탑재한 만큼 싱글카메라보다 판매단가가 높고 두 개의 카메라를 연동시키기 위한 알고리즘, 센서 등의 기술이 더해져 싱글카메라보다 수익성이 좋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017년 주력모델인 갤럭시S시리즈에 듀얼카메라를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기는 2017년 카메라모듈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계열사가 생산하는 제품이라도 경쟁력이 있으면 다른 업체의 제품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삼성전기가 삼성전자에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결국 경쟁력을 인정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