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산업  자동차·부품

기아 준대형 SUV EV9 하반기 유럽 출시, 판매 1위 테슬라 모델Y 잡는다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3-06-04 06:00:00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기아 준대형 SUV EV9 하반기 유럽 출시, 판매 1위 테슬라 모델Y 잡는다
▲ 기아가 유럽 현지 시장에 맞춘 EV9을 유럽 시장에 내놓고 전기차 시장 선도 브랜드 도약을 노린다.
[비즈니스포스트] 기아가 유럽 현지 시장에 맞춘 EV9을 유럽 시장에 내놓고 전기차 선도 브랜드로 도약을 노린다. EV9은 기아의 첫 준대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인데 내연기관차를 포함해 유럽에서 해당 차급에 처음 차를 출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소형차 인기가 강한 유럽에서 중형급 이상의 SUV가 높은 판매실적을 올리기는 쉽지 않지만 테슬라의 중형 SUV 모델Y는 이미 성공 사례를 써내려가고 있다. EV9을 앞세운 기아의 유럽 전기차 판매 확대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1일 유럽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자토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중형 전기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테슬라 모델Y는 4월 유럽 28개국에서 1만553대가 판매돼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다. 

모델Y는 올해 1분기(1~3월) 7만1683대가 팔려 유럽 전체 자동차 판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모델Y가 월간 판매에서 전체 판매 1위를 차지한 때는 있었지만 분기 판매에서 유럽 베스트셀링카에 오른 것은 올해 1분기가 처음이다.

테슬라는 모델Y의 활약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유럽 판매량을 전년 동기보다 58% 늘렸다.

이와 달리 올해 들어 기아의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아는 유럽에서 니로EV 8758대, EV6 8639대, 쏘울EV 554대 등 모두 1만7951대의 전기차를 팔았는데 이는 지난해 1분기(2만3426대)보다 23.3%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빛을 발했던 EV6 신차효과가 점차 사그라들고 있는 데다 중국 완성차업체들이 유럽 시장에 속속 뛰어들며 경쟁이 심화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는 올해 하반기 유럽에 출시하는 플래그십 전기SUV EV9을 앞세워 현지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반등을 노린다. 기아는 유럽에 출시되는 EV9의 주력 외장 색상을 오션 매트 블루로 정하고 일부 전면 디자인을 유럽 고객에 맞춰 한국 및 미국 모델과 차별화했다.

EV9은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구현한 넓은 공간을 갖췄고, 주행중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뗄수 있는 레벨3 수준의 고속도로 자율주행(HDP),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등 최첨단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다만 유럽은 몸집이 큰 차량에게는 결코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

유럽은 전통적으로 소형차의 인기가 높은 자동차 시장이다. 유럽은 중세부터 도시가 발전했는데 현지 당국에서 전통 경관 보존을 중요하게 여겨 도로와 주차공간이 상대적으로 협소하다. 

또 오랜 자동차 역사를 지닌 유럽에는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많아 부드러운 승차감보다 스티어링 휠과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맞춘 경쾌한 차체의 차량에 대한 선호가 강한 편이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유럽 차급별 자동차 판매 비중을 보면 13개 차급 가운데 소형 SUV가 18.8%, 준중형 SUV가 22.8%를 차지하는 반면, 중형 SUV와 준대형 SUV는 각각 5.3%, 2.4%에 그쳤다.

올해 4월 유럽 판매 50위권에서 중형 이상 차급은 17위 테슬라 모델Y와 36위 중형 세단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44위 중형 SUV 스코다 코디악, 50위 중형 SUV 볼보 SC60 단 4차종 뿐이다. 나머지 순위는 모두 소형 및 준준형 차급의 모델이 차지했다.

다만 아직 소비자의 선택지가 내연기관차만큼 넓지 않은 전기차에서는 유럽 소비자들의 소형차 선호가 완화하는 흐름도 관측된다.

4월 유럽 전체 자동차 판매 순위 톱10에는 소형차가 8자리를 꿰찬 반면, 같은달 전기차 판매 10위권에 소형차는 단 3차종에 그쳤다. 4월 유럽 전기차 판매순위 20위 안에는 1위 모델Y를 포함해 중형 SUV 스코다 엔야크, 중형 쿠페 BMWI4, 중형 세단 폴스타2, 중형세단 테슬라 모델3 등 5차종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말 독일 베를린 현지 공장을 본격 가동한 테슬라는 아직 개화기를 거치고 있는 유럽 전기차 시장을 높은 상품성을 바탕으로 공략해 모델Y를 1분기 유럽 베스트셀링카 자리에 올려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EV9도 유럽의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할 만한 높은 상품성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EV9은 99.8kWh(킬로와트시)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고 최근 산업부로부터 501km의 1회 충전거리를 인증 받았다. 유럽 WLTP 기준으로는 541km 이상의 주행거리가 예상된다.

EV9은 최고출력 150kW(킬로와트), 최대토크 350Nm(뉴턴미터)의 후륜 모터 기반 2륜구동(2WD) 모델과 최고출력 283kW, 최대토크 600Nm의 전·후륜 모터 기반 4WD 모델로 출시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3초 만에 가속할 수 있다.
 
기아 준대형 SUV EV9 하반기 유럽 출시, 판매 1위 테슬라 모델Y 잡는다
▲ 기아 준대형 SUV EV9. <기아>
폴크스바겐그룹의 고급 브랜드 아우디의 준대형 전기SUV Q8 e-트론 상위트림은 최대출력은 300kW, 최대토크는 664Nm의 힘을 낸다. 주행거리는 유럽기준 약 600km,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는 5.6초가 걸린다.

가격을 고려하면 두 모델의 상품성은 큰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유럽 현지 매체들은 EV9 시작가격이 6만8천(약 9600만 원) 유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우디 Q8 e-트론의 시작가격은 기본모델은 7만6천유로, 상위모델은 8만5천 유로다.

EV9과 같은 준대형 전기 SUV인 메르세데스-벤츠 EQE 가격도 8만6810유로부터 시작해 EV9은 유럽에서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첫 전용전기차인 EV6로 유럽에서 전기차 브랜드로서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EV6는 지난해 2월 한국 브랜드 최초로 세계 3대 자동차 시상식 가운데 하나인 '2022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 이밖에도 '2022 오토카 어워즈' 최고의 전기차, '2022 레드 닷 어워드' 제품 디자인 부문 최우수상, '2022 왓 카 어워즈' 올해의 차에 선정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기아의 입지를 다졌다.

EV6에 이어 EV9이 유럽 전기차시장에서 준대형SUV 시장을 개척하며 모델Y와 같이 독보적 수요를 확보할 수 있지 자동차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은 EV9 최초공개 행사에서 "EV9은 기아 역사상 가장 혁신적 차량 중 하나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오랫동안 회자되는 차량이 될 것"이라며 "전세계 전동화 경쟁구조 재편하고 기아가 전기차 탑티어 브랜드로 올라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인기기사

쿠팡 '멤버십 가입비 인상' 무서운 진짜 이유, 김범석 플라이휠 전략 '순풍에 돛' 남희헌 기자
현대차증권 “전고체 배터리 2028년 본격 확대, 삼성SDI 양산경쟁 앞서” 류근영 기자
TSMC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 '잭팟', 인텔의 모빌아이 ADAS 신제품 수주 김용원 기자
첨단 파운드리 필수 '하이NA EUV' 경쟁 개막, 삼성전자 TSMC 인텔 각축전 김용원 기자
현대건설·GS건설·삼성E&A 사우디 자푸라 수주 정조준, 가스전 싹쓸이 기대 류수재 기자
화웨이 새 스마트폰 출시에 미국정부도 '촉각', 반도체 기술 발전 성과가 관건 김용원 기자
HLB, 세계 최대 바이오 단지인 미국 보스턴에 사무소 설립 김민정 기자
한국전력 한전KDN 지분 매각 반대 직면, 헐값 매각·민영화 논란 터져나와 김홍준 기자
아시아 아프리카 벌써 이상 고온 곳곳 몸살, 올여름도 '폭염 지옥' 예고 손영호 기자
KB증권 “HBM 경쟁 심화는 국내 반도체장비업체에 기회, 한미반도체 수혜” 박혜린 기자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