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학 쿠쿠전자 사장이 종합건강생활가전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쿠쿠전자는 ‘쿠쿠’라는 전기밥솥 브랜드로 국내 전기밥솥시장에서 70% 정도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전기밥솥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러 앞으로 큰 폭의 매출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해외 전기밥솥시장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구 사장은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 쿠쿠전자 정수기 렌탈사업 호조
1일 업계에 따르면 구 사장의 사업다각화 전략이 서서히 성과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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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학 쿠쿠전자 사장. |
쿠쿠전자가 지난해 6월 처음 선보인 ‘인앤아웃정수기’는 6월 국내시장에서 하루 최대 렌탈판매랑 2500대, 주간 최대 렌탈판매랑 4500대를 기록하며 한달 동안 1만5천 대가 렌탈판매됐다. 지난해 6월보다 30% 증가했다.
쿠쿠전자는 ‘인앤아웃정수기’의 렌탈판매 증가 등으로 국내 정수기시장에서 점유율 2위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쿠전자의 정수기 렌탈사업은 해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쿠쿠전자는 지난해 3월 말레이시아에서 정수기 렌탈사업을 시작했는데 올해 4월 시장진출 1년 만에 렌탈계정을 2만5천 개까지 늘렸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경쟁업체의 4년 차 실적을 1년 만에 이룬 성과”라며 “2016년 말에는 렌탈 누적계정이 8만 개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트라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의 전기밥솥 보급률은 95%에 이른다. 국내 전기밥솥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신규고객 확보보다 제품의 수명에 따른 교체수요로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쿠전자는 전체매출에서 전기밥솥이 차지하는 비중이 70%가 넘는 만큼 매출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구 사장은 쿠쿠전자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책으로 2010년 정수기 렌탈사업에 진출했다.
쿠쿠전자의 렌탈사업은 정수기사업의 호조로 시장진출 이후 매년 20%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쿠쿠전자의 렌탈사업은 2015년 매출 1522억 원을 올렸다. 2014년보다 27.2% 늘었다. 전기밥솥 등 가전부문 매출이 15.3%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빠른 성장이다.
전체매출에서 렌탈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21.1%에서 2015년 22.8%까지 늘었다. 2016년 1분기에는 26.4%까지 늘어났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렌탈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13.9%에서 올해 1분기에 31.7%까지 상승했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정수기 위생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늘고 있다”며 “쿠쿠전자는 정수기의 살균, 청결, 위생에 대한 고객의 수요를 충족했다”고 말했다.
양지혜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쿠쿠전자는 앞으로도 공기청정기 등 신규 제품 추가와 기존 정수기의 라인업 확대로 렌탈사업에서 연평균 25%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렌탈사업 얼마나 확대할 수 있나
구본학 사장은 쿠쿠전자의 렌탈사업을 빠르게 성장시켰지만 렌탈사업에서 정수기사업의 비중이 압도적인 만큼 다른 렌탈품목도 키워내야 한다.
쿠쿠전자는 현재 정수기 외에도 개인위생과 관련해 공기청정기, 비데, 제습기 등의 렌탈사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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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쿠전자의 정수기 '인앤아웃 퓨어'. |
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쿠전자가 진정한 종합건강생활가전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공기청정기나 비데 등의 렌탈사업에서도 시장점유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그러기 위해선 정수기처럼 소비자들이 원하는 청결, 위생 등의 기능을 더욱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최근 쿠쿠전자의 공기청정기 필터에서 OIT(옥틸이소티아졸론) 성분이 검출돼 위해할 수 있다며 쿠쿠전자에 관련 제품 회수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환경부는 며칠 뒤 OIT가 함유된 제품에 대해 ‘정상적으로 사용할 경우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았으나 미국에서 OIT를 면역독성물질로 분류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소비자의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구 사장은 대기업에 밥솥을 납품하는 OEM(주문자상표부착)업체이던 쿠쿠전자를 현재의 모습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구 사장은 1998년 '쿠쿠'라는 독자브랜드를 출시하고 TV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국내 전기밥솥시장을 평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쿠쿠전자는 렌탈사업 강화를 위해 그동안 마케팅비 등을 꾸준히 늘려왔다.
쿠쿠전자는 올해 1분기에 마케팅 등이 포함된 판매관리비로 623억 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늘어났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쿠쿠전자가 공기청정기 등 렌탈품목을 다양화한 효과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볼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번 OIT의 유해성 논란으로 매출확대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크다”며 “개인위생사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는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을 통해 소비자 수요와 기대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