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여기서 끝날 거라면 네이버가 이렇게 네이버페이의 대중화에 공을 쏟을 이유는 없다. 네이버의 커머스사업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네이버페이를 함께 이용한다면 물론 네이버에게 좋은 일인 것은 맞지만 다른 간편결제 플랫폼을 사용한다고 해서 네이버에게 커다란 타격이 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네이버가 네이버페이를 통해 달성하려는 목표는 무엇일까?
삼성전자는 사람들이 삼성 스마트폰을 쓰는 이유를 하나라도 더 늘리기 위해 삼성페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애플 역시 한 명이라도 더 ‘애플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애플페이를 아이폰에 넣었다.
쓱닷컴이나 롯데몰, 쿠팡과 같은 각종 온라인 쇼핑몰들은 수수료 절감과 락인효과를 위해 각각 간편결제 시스템을 지원한다.
네이버가 이 기업들과 다른 점은, 사업영역이 굉장히 넓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커머스 사업으로만 돈을 벌다가 끝나는 회사가 아니다. 현재는 콘텐츠 사업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클로바나 서치GPT같은 인공지능 기술도, 클라우드 서비스도 제공하는 기술기업으로서의 면모도 꿈꾸고 있다.
네이버페이 포인트는 일종의 ‘화폐’다. 화폐는 여러 경제권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 유럽연합이 경제공동체를 만들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유로 발행이었으며 블록체인 플랫폼 역시 가장 먼저 홍보하는 것이 바로 가상화폐다.
네이버페이 포인트 역시 ‘화폐’로서 네이버의 모든 사업들을 이어주는 일종의 아교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유용한 홍보수단도 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또한 일단 네이버페이가 이런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한다면 중간중간 이벤트나 포인트몰 등을 활용해 네이버가 보너스로 제공한 포인트를 일정 부분 회수할 수도 있다.
결국 네이버의 전략이란 네이버페이를 통해 사람들을 끌어들여서, 네이버페이를 통해 확실하게 고객들을 네이버에 락인 시킨 뒤 네이버페이를 통해 고객들이 여러 가지 네이버서비스 가운데 선호하는 서비스들을 자유롭게 골라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네이버가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퍼주는’ 이유도 이를 통해 네이버가 입게 되는 손해보다 네이버페이를 통해 사람들을 네이버쇼핑, 그리고 그걸 넘어 웹툰, 웹소설, 클로바로 끌어들여서 얻는 이익이 훨씬 크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익은 네이버의 사업 영역이 확장되면 확장될수록 더욱 커지게 된다.
과연 십 년 뒤에는 소비자들이 어느 영역에서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사용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