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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1분기도 최대실적 이어가, 송호성 '브랜드로 제값 받기' 통했다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3-04-26 18: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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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기아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연이어 새로 썼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제품력을 바탕으로 '제값 받기' 전략을 펼쳐 왔다. 기아가 쌓아온 단단한 브랜드 위상을 바탕으로 판매량 확대와 수익성 강화를 동시에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아 1분기도 최대실적 이어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884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송호성</a> '브랜드로 제값 받기' 통했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은 기아가 키워온 제품력을 바탕으로 '제값 받기' 전략을 펼쳐 왔다. 기아가 쌓아온 단단한 브랜드 위상을 바탕으로 판매량 확대와 수익성 강화를 동시에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

26일 기아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3조6907억 원, 영업이익 2조8740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2022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9.1%, 영업이익은 78.9% 늘었다.

기아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 4분기에 이어 1분기에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섰다. 영업이익률은 12.1%로 글로벌 완성차업체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기아 관계자는 "높은 수요가 유지된 가운데 생산 정상화 및 가용 재고 확대로 판매가 증가했고, 고수익 차량 중심 판매에 따른 판매 가격 상승, 인센티브 절감 등 수익 구조 개선, 우호적 환율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전체 판매 가운데 해외 비중이 80%를 넘는다. 특히 이 가운데 북미 시장이 40%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송 사장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기아가 키워온 제품력과 브랜드 위상을 바탕으로 판촉 경쟁을 최소화하고 차값을 제대로 받는 전략을 펼쳐왔다. 이는 높은 상품성과 브랜드력을 갖추고 경쟁사보다 차 값을 덜 깎아줘도 사겠다고 줄을 서는 사람이 있어야 쓸 수 있는 전략이다.

기아의 높아진 브랜드 위상은 중고차 잔존가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국에서 기아의 중고차 평균 잔존가치는 2018년 39.7%에서 2022년 55%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잔존가치 평가는 대상 35개사 가운데 26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이전까지 차량 잔존가치는 한국 자동차 브랜드의 약점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올해 기아는 미국 시장사업체 제이디파워 '2023 잔존가치상'에서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최다 차종 수상 브랜드로 선정됐다.

이 상은 상품성, 품질, 브랜드 인지도, 판매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차 가격과 비교한 3년 뒤 중고차 가격을 산정해 수여한다. 중고차 잔존가치는 미국 소비자들이 차를 살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기아는 고객의 차량 보유 비용을 낮춰주는 높은 잔존가치 비율을 기반으로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낮은 인센티브(판매장려금) 수준을 달성하고 있다.

기아의 1분기 미국 시장 인센티브는 671달러로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차를 만들기만 하면 팔려나갔던 지난해 평균치(682달러)보다도 더 낮아졌다. 이는 미국 자동차 산업평균인 1477달러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인센티브 절감은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아의 1분기 미국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평균판매단가는 1년 전 2900만 원보다 12.7% 상승한 3270만 원을 기록하며 3천만 원을 넘어섰다. 

가격을 높이면 차량에 기본사양을 더 넣을 수 있지만 판매는 어려워진다. 가격 정책은 완성차업체의 철학에 따른 전략적 선택 사항인 것이다.

기아는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가격을 올려 편의사양을 더 많이 탑재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여 잔존가치를 상승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전략을 취했다. 올해 1분기 기아의 ASP가 1년 전보다 상승한 가운데 글로벌 판매량도 12% 늘렸으니 이런 가격 전략은 성공한 셈이다.

기아의 제품 가격이 높아진 데는 차량별 판매 트림 구성이 변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북미에서 판매되는 스포티지의 경우 2021년까지만 해도 저가 트림을 선택하는 고객 비중이 80%를 넘어섰다. 하지만 스포티지 완전변경 모델이 나오면서는 해당 트림 선택률이 10%로, 올 1분기에는 7%까지 떨어졌다.

평균판매단가가 높아진 가운데도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상품성이 높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기아의 최대 실적 달성에는 기아 브랜드가 스스로 갖춘 경쟁력이 가장 근본적 바탕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기아는 글로벌 자동차업체 가운데 가장 역동적으로 차급별 판매 조합을 개선해왔다.

2014년만 해도 기아의 미국 시장에서 차급별 판매비중은 A·B·C세그먼트(경형·소형·준중형)가 56.9%로 절반 넘게 차지했고, D·E·F세그먼트(중형·준대형)는 42.2%를 보였다.

반면 2022년 판매에서 A~C세그먼트는 29.1%로 낮아졌고, D~F세그먼트는 70.9%로 치솟았다.

GM의 D세그먼트 이상 차급 판매비중은 64.4%, 토요타는 55.5%에 그친다. 값비싼 중형 이상 차량 판매비중에서 기아가 더 높은 것이다.

송 사장은 기아가 내연기관차로 미국에 단단히 자리잡아가던 2020년 6월 기아 대표이사에 올랐다. 

송 사장은 2021년 8월 기아의 첫 전용전기차 플랫폼 E-GMP 기반 전기차 EV6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기아의 브랜드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EV6는 기아의 중장기 전기차 전략의 출발점이 되는 차로 지금껏 출시한 신차 가운데 가장 중요한 차량으로 평가 받았다.

송 사장은 2021년 3월 온라인으로 진행한 'EV6 공개 기자간담회'에 직접 나와 EV6를 향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기아의 전기차시장 문을 여는 EV6를 시작으로 글로벌 최고의 전기차업체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송 사장이 공을 들여 출시한 EV6는 올 1월 '2023 북미 올해의 차(NACTOY)' 시상식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 부문 '북미 올해의 차'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2022 유럽 올해의 차(COTY)'를 수상하며 세계 3대 자동차 시상식 2관왕에 올랐다.

기아가 EV6를 내놓으면서 고객층에도 변화가 생겼다. 유럽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고객의 기아 유입이 많아졌고 미국에서는 고객층의 소득 수준이 15만 달러대(약 2억 원)대로 높아졌다.

올해 송 사장은 브랜드 2번째 전용전기차이자 플래그십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EV9을 출시하고 글로벌 전기차 톱 브랜드로 도약을 노린다. 

EV9은 다음달 국내에 이어 하반기 유럽, 미국에도 출시된다.

자동차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에서 자동차 브랜드의 전기차 경쟁력은 전기차 자체 판매량뿐 아니라 전체 브랜드 이미지와 판매량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EV9 월드프리미어(세계최초공개 행사)에서 브랜드 플래그십 전기차를 향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EV9이 기아 역사상 가장 혁신적 차량 중 하나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오랫동안 회자되는 차량이 될 것"이라며 "기아가 전세계 전동화 경쟁구조를 재편하고 전기차 톱 티어 브랜드로 올라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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