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04-21 16: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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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증권사에서 ‘매도 리포트’가 나오지 않는다는 건 예전부터 이어져 온 지적이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권사 연구원들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나왔던 방안들이 큰 성과를 내지 못했던 만큼 이번 시도가 소신이 담긴 리포트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21일 금융투자업계 소식을 종합하면 국내 증권사 보고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21일 금융투자업계 소식을 종합하면 국내 증권사 보고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리서치부문의 독립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매도 의견'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이유로 리서치부문의 독립성 문제를 꼽았다.
한 연구원은 “리서치 부문 자체적인 수익이 없어 독립성이 부족하다”며 “기업과 영업활동에도 신경을 써야하고 연구원 성과평가에 있어 고객의 거래대금 수수료 규모가 반영되는 등 기업에 대해 나쁜 의견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연구원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성과평가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3월 ‘2023년 금융투자 부문 금융감독 업무설명회’를 열고 연구원들의 성과평가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연구원들이 기관투자자와 기업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개선방안에는 독립 리서치회사를 제도권으로 편입하겠다는 내용이 새로 추가됐다. 독립 리서치회사는 증권사 내 리서치 부문과 달리 리서치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의미한다.
국내에는 2016년 리서치알음을 시작으로 밸류파인더, 한국금융분석원 등 독립 리서치회사가 생겨났지만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재 금융투자업이 아닌 유사투자자문업에 속하면서 현 제도상 ‘주식 리딩방’과 같은 취급을 받고 있었는데 이를 제도권에 편입하겠다는 것이다.
기업의 눈치를 보지 않는 리서치센터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돼 왔다. 지난해에는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이 출연해 기업리서치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기업리서치센터는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공적인 리서치 조직으로 중소형기업에 대한 리서치 정보를 객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다만 별도의 지원 없이 독립 리서치회사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아있다.
현재 국내 독립 리서치기업 가운데 흑자를 내는 기업이 드물고, 증권사가 리서치부문으로 수익을 내기위해 진화한 형태가 지금의 증권사인 만큼 독립 리서치회사의 수익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리포트의 질을 높이려는 시도는 앞서 여러 차례 있어왔다.
증권사 리서치부문에서는 리포트 유료화를 통해 리서치부문에서 자체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2019년도에는 메리츠증권, NH투자증권 등을 시작으로 보고서를 유료로 판매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에 관련 절차를 밟았고 일부 증권사들이 리포트 유료화, 부분 유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다만 시장인식 등 문제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진 못 한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다른 증권사들도 유료화 관련해서 현재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보고서 유료화는 국내 정서상 맞지 않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매도 리포트 비중 자체를 늘리려는 시도도 있었다.
2015년 금융당국은 ‘매수’ 일색의 증권가 리포트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투자의견 비율 공시제’를 도입했다. 리포트의 투자의견에 대한 비중을 공시하도록 제도화했지만 유의미한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증권사들도 매도 투자의견을 의무화한 적도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2014년 매도 리포트를 10% 의무 정책을 통해 매도 리포트를 전체 비중의 10%로 늘리려고 시도했다. 이에 한화투자증권은 2015년 매도 리포트 비중을 7.4%로 늘리기도 했으나 업계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이후 2년 만에 폐지됐다. 정희경 기자
지난주 증권가는 에코프로 주식 매도의견을 담은 보고서가 연일 화제였다. 올해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보고서가 된 이유는 명확했다. 국내에서는 매도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찾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에서는 매도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어떤 차이 때문일까. 국내에서도 매도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쉽게 찾아보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인지 비즈니스포스트가 짚어본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