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개포우성4차 재건축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절차의 시기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개포우성4차 재건축사업 수주전에서 롯데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의 삼파전이 성립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도시정비 수주에서 주요 건설사 사이 삼파전이 벌어지는 일은 최근 사례가 2017년 과천주공1단지에서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사이 경쟁이었을 정도로 드문 일이다.
개포우성4차 재건축사업을 놓고 롯데건설이 꾸준하게 공을 들이는 가운데 포스코이앤씨 역시 개포우성7차 재건축사업의 입찰 참여까지 포기하며 개포우성4차 수주에 강한 의지를 보여 왔다.
삼성물산은 개포우성7차는 물론 개포우성4차를 모두 수주하려는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지난 7월25일 현장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개포우성4차 수주 경쟁을 포기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현장설명회 참석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참여하기 위한 자격 조건 가운데 하나다.
게다가 포스코이앤씨는 건설 현장에서 지난 7월28일, 지난 4일 연이어 산업재해가 발생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면허 취소 방안을 찾으라는 지시를 내리며 사상 초유의 위기를 겪게 됐다. 자연스레 개포우성 4차 경쟁 구도에서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이앤씨를 놓고 대통령으로부터 건설면허 취소를 검토하라는 말까지 나온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사업활동 중단을 선언한 인프라 수주는 물론 도시정비 수주에서도 한동안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사업 지속에 변수가 커진 만큼 도시정비 수주 활동을 지속하더라도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박현철 부회장으로서는 개포우성4차 수주 경쟁이 나머지 경쟁자 두 곳이 빠지는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수주 성공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다만 개포우성4차 재건축사업을 놓고 건설사 사이 경쟁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자 재건축조합에서도 적극적 대응을 위해 움직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재건축조합은 조합원 사이에 롯데건설 외에 다른 건설사의 참여를 원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은 점을 고려해 9월9일까지 마감인 현재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취소하고 내년 상반기에 시공사를 선정하는 일정으로 재공고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건축업계 관계자는 “현재 개포우성4차 재건축조합 내에서 입찰 시기 조정을 놓고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 시기 등 확정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롯데건설은 개포우성4차 재건축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박 부회장에게 개포우성4차 재건축사업의 수주 일정이 내년으로 넘어가는 일은 반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올해 들어 상반기까지 2조9500억 원가량의 도시정비 수주 실적을 냈다.
지난해 연간 수주 실적인 1조9천억 원을 크게 웃도는 데다 롯데건설의 역대 최고 성적인 2022년 4조2620억 원 돌파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성적이다.
개포우성4차 재건축사업의 공사비 규모는 6500억 원 정도로 올해 도시정비 사업지 가운데 알짜로 여겨진다. 올해 하반기 중에 롯데건설이 수주에 성공하면 역대 최고 기록의 경신 가능성은 매우 높아질 수 있었다.
하지만 수주 일정이 내년으로 밀린다면 올해 도시정비 수주 성적표에 악영향은 물론 사업 수주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개포우성4차에서 물러나는 움직임을 보였던 삼성물산이 다시 입찰 참여에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등 경쟁구도의 변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개포우성4차 입찰공고의 변동 등과 관련해 아직 확정된 것이 없는 만큼 구체적 대응 방향을 정한 것이 없다”면서도 “상황 변화에 맞춰 사업성을 검토해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