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3-04-14 14: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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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유바이오로직스가 네팔 제약사와 연계해 현지 의약품 생산을 지원하고 있다.
해당 제약사의 경영인은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10여 년 전 콜레라 백신의 개발과 허가를 추진할 때부터 도움을 주고받은 관계다.
▲ 유바이오로직스가 네팔 미라바이오텍과 협력관계를 맺었다.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왼쪽)와 비노드 사 미라바이오텍 회장.
수천 킬로미터 거리를 사이에 두고 형성된 ‘백신 네트워크’가 앞으로 유바이오로직스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유바이오로직스는 현재 네팔 제약사 미라바이오텍(Meera Biotech Pvt. Ltd.)과 기술 제휴를 통해 백신 등 생물학제제 생산을 위한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GMP) 공장 설계 및 공정 개발, 품질 개선 등과 관련한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미라바이오텍은 이를 기반으로 현지 당국으로부터 의약품 30여 종에 대한 허가를 받아놓은 상태다. 의약품 수출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바이오로직스의 주요 주주 중 하나인 마이바이오(My Bio Co., Ltd.)도 최근 미라바이오텍에 대해 투자를 결정했다.
마이바이오는 2018년 유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에 참여해 약 300억 원을 투자했고 지금도 여전히 주주로 남아있다. 작년 말 기준 유바이오로직스 지분 1.83%를 보유하고 있다.
네팔은 유바이오로직스가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함께 콜레라 백신 임상을 진행한 곳인 만큼 완전히 낯선 지역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소 먼 곳이기는 해도 얼마든지 현지 파트너를 물색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유바이오로직스와 손잡은 미라바이오텍은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기업이다. 지난해 11월 현지에서 제품 출시 1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유바이오로직스가 물리적인 거리가 먼데다 업력도 짧은 기업과 손잡은 데는 경영인 사이의 인연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미라바이오텍을 이끄는 사람은 국제백신연구소(IVI) 출신 비노드 사 회장이다. 그는 앞서 국제백신연구소 연구원으로서 콜레라 백신 프로그램을 담당하며 유바이오로직스의 백신 승인을 도왔다. 유바이오로직스가 2010년 국제백신연구소로부터 경구용 콜레라 백신 기술을 이전받은 뒤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백신 ‘유비콜’의 공공시장 입찰에 필요한 사전적격성 인증을 획득하기까지의 일이다.
▲ (앞줄 오른쪽부터)비노드 사 미라바이오텍 회장,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박종석 주네팔한국대사가 2022년 11월 열린 미라바이오텍 1주념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주네팔한국대사관>
비노드 사 회장은 2015년 국제백신연구소를 나온 뒤 세계보건기구, 인도 제약사 바라트바이오텍 등을 거쳤으나 유바이오로직스와도 지속적으로 접촉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2019년 유바이오로직스가 춘천 2공장을 준공했을 때 직접 한국땅을 밟아 국제백신연구소 인사들과 함께 공장 내부를 견학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라바이오텍 1주년 기념식이 열렸을 때는 반대로 백영옥 대표이사가 원거리 출장에 나서 행사에 참석했다. 두 기업, 경영인의 관계가 상당히 친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유바이오로직스와 미라바이오텍의 협력이 장차 어떤 효과를 낳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다만 중앙아시아 사정에 해박한 현지 파트너사 확보는 유바이오로직스 백신 공급망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최근 경쟁사의 이탈로 콜레라 백신 공공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에 올랐다. 콜레라 백신 이외에도 장티푸스 백신, 폐렴 백신, 수막구균 백신, 코로나19 백신 등 다양한 신규 백신을 개발하는 중이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