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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진 네이버 의장 |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해외증시 상장작업에 들어갔다.
주목되는 것은 상장시기다. 올해 안에 상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모바일시장에서 주도권 다툼을 하기 위해 시급히 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16일 “라인은 일본 또는 미국에서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며 “그 일환으로 도쿄증권거래소 등 관련기관에 상장신청서 등 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라인이 올해 11월 일본증시에 상장될 것으로 예상되며 상장될 경우 시가총액은 10조 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네이버는 그러나 상장시기 등과 관련해 “현재까지 상장 여부, 상장 거래소 및 상장시기 등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구체적 내용이 확정되거나 한 달 안에 다시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일본에서 노무라홀딩스, 미국에서 모건스탠리를 IPO 주관사로 각각 정해 라인 상장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인의 상장은 이미 예고된 일이다. 단지 어느 곳에 상장을 할지, 언제 상장을 할지가 관심거리였다. 그동안 업계에서 연내 상장과 내년 초 상장을 놓고 전망이 엇갈렸다.
이해진 의장은 일단 라인의 상장을 서두르는 쪽으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라인 성장이 연내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은 이 의장이 지난 6월 제주의 한 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경쟁에서 중국기업의 위협에 대한 부담을 털어놓을 때 이미 나왔다.
이 의장은 당시 “시가총액만 봐도 구글이 380조 원, 페이스북이 160조 원, 요즘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텐센트가 140조 원으로 25조 원인 네이버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며 “거대한 시장을 발판으로 해외로 뻗어나가는 중국기업들이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텐센트의 경우 국내 게임사에 투자한 금액이 총 6150억 원 가량이며 구글은 세금 회피처에 모아둔 금액만 30조 원인데 이를 인수합병에 사용하겠다고 했다”며 “국경이 없는 인터넷시장에서 이들과 어떻게 싸워 이겨갈지가 큰 숙제”라고 말했다.
이런 이 의장의 발언은 글로벌시장에서 경쟁을 펼치는 기업들과 맞서기 위해서 상당한 자금을 조달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라도 라인에 대해 조기상장에 나설 것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들의 자금력을 고려할 때 1분기 약 1조 원으로 추정되는 네이버의 현금보유액은 글로벌 마케팅 활동이나 인수합병 자금으로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라인이 해외증시 상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자금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라인이 도쿄증시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16일 네이버 주가는 오히려 전날보다 3% 가량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바이오테크와 소셜미디어 관련주가 고평가됐다고 밝힌 게 악재로 작용하긴 했지만 라인 상장소식이 이미 네이버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하락폭이 더 커졌다고 증권사들은 분석했다.
김미송 현대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라인 IPO를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규모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실망감이 시장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