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3-03-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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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1년 넘게 이어진 적자 고리를 올해 3분기에 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새 대표이사에 오를 김철중 사장은 미국에 첫 분리막 생산기지 마련과 차세대 소재 개발 등 미래를 위한 투자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흑자전환은 이런 김 사장의 전략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 SK아이이테크놀로지 대표이사에 내정된 김철중 사장(사진)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 흑자전환과 함께 미국 생산거점 마련과 미래 배터리소재 투자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SK아이이테크놀로지 안팎에 따르면 27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새 대표에 오르게 될 김 사장의 당면 과제로 수익성 개선이 꼽힌다.
증권업계 분석을 보면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올해 1분기에 영업손실 68억 원가량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4분기(영업손실 103억 원)보다는 줄어드는 것이지만 2021년 4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보는 것이다.
다만 2분기부터는 주력인 분리막사업이 흑자로 돌아서고 3분기부터는 분리막사업의 흑자폭이 커져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플렉서블커버윈도우(FCW)사업의 적자를 메우며 전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전망에는 핵심 고객사인 SK온의 수율 개선 및 가동률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캡티브 고객사(계열사 내부 고객사, SK온)의 1분기 유럽 공장 수율이 소폭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며 “또 이 고객사의 미국 공장은 포드 전기차 배터리 화재 문제로 일시 생산 중단을 겪었지만 3월부터는 정상 가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SK온의 유럽 헝가리 공장 수율은 기존 70~80% 수준에서 다소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포드의 전기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배터리 화재 문제로 멈췄던 SK온의 미국 조지아주 1공장의 정상화에 따라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분리막 판매 증대에 속도가 날 것으로 관측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전체 분리막의 80% 안팎을 SK온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3분기부터 포드의 F-150 라이트닝 연간 생산능력이 4만 대에서 15만 대로 늘어나는 점도 SK아이이테크놀로지에 호재로 꼽힌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021년 말부터 신규 가동 공장들(중국 창저우 2·3공장, 유럽 폴란드 1공장)의 초기 비용, 유럽 전력비 급등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을 냈는데 판매량을 크게 늘리면서 수익성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021년 5월11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 1883대 1, 공모주 청약 증거금 81조 원 등 당시 기록들을 새로 써가며 화려하게 증시에 데뷔했다.
다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현재 주가도 상장 당시 공모가(10만5천 원)에 미치지 못하는 6만 원대를 기록하는 등 배터리소재사업을 향한 기대감이 큰 상황에서 아쉬운 실적을 내고 있었다. 김철중 사장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그러나 증권업계의 예상처럼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분리막 판매를 늘리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하면 김 사장은 안정화한 이익체력을 추진력 삼아 미래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데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와 차세대 배터리 관련 소재 기술개발에 공을 들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 사장은 최근 모회사 SK이노베이션 공식 보도채널인 스키노뉴스(SKinno News)와의 인터뷰에서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북미 시장 진출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우리가 보유한 차별화한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차세대 배터리용 소재 개발 준비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현재 한국 증평 및 청주와 함께 중국 창저우의 3개 공장, 유럽 폴란드에 1개 분리막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올해 폴란드 2공장이, 내년 폴란드 3, 4공장이 가동되면 모두 27억3천만㎡의 연간 분리막 생산능력을 갖춘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에서 추가 생산능력을 확보해 2025년부터는 연간 40억㎡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아직 생산시설을 갖추지 못한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현지 생산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대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소재업계에서는 3월 말로 예정된 인플레이션 감축법 세부조항 발표를 기점으로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미국 생산시설 투자 계획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또 분리막이 쓰이지 않는 전고체배터리의 다른 소재나 현재 상용화한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성능이 더 나은 배터리들의 분리막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한 관계자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올해 본격적으로 분리막의 글로벌 공급 확대를 통해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미래 먹거리인 차세대 배터리 소재 관련 연구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1966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와 미국 워싱턴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92년 SK이노베이션에 입사했다.
김 사장은 SK이노베이션 경영전략팀장, SK이노베이션 경영전략실장을 거쳐 SK이노베이션 포트폴리오 부문장 부사장을 지냈다.
지난해 12월 SK이노베이션과 SK이노베이션 계열사 임원인사를 통해 SK아이이테크놀로지 신임 사장으로 승진하며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SK이노베이션은 “김 사장은 재무, 기획역량을 겸비한 전략통으로 정평이 나 있어 향후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성과를 개선하고 성장전략을 고도화하며 이를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