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새로운 한일관계를 열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16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끝난 뒤 진행된 공동기자회견에서 “저와 기시다 총리는 그동안 얼어붙은 양국 관계 때문에 두 나라 국민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데 공감하고 한일관계를 빨리 회복시키자고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의장대 사열에 앞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두 나라의 풍요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경제 안보, 첨단 과학, 금융, 외환, 인적·문화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해나가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두 나라의 공동 이익을 논의하는 협의체들을 하루 빨리 복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모두 최근 발표된 한국 정부의 강제징용 관련 해법 발표가 한일관계 회복의 첫걸음이 됐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두 정상은 우리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 발표를 계기로 두 나라가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 역시 “일전에 한국 정부는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에 관한 조치를 발표했다”며 “일본 정부로서는 이 조치를 매우 어려운 상태에 있던 양국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일본은 2018년부터 5년 동안 지속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종료하기로 했다.
일본은 16일부터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수출규제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으며 한국 역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철회했다. 화이트리스트(수출 우대국) 원상회복을 위한 긴밀한 대화도 계속해서 이어나가기로 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가 경제, 안보와 관련된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한 여러 장치도 마련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원의 한일 경제안보대화 출범을 포함해 다양한 협의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며 “또 한국과 일본의 미래세대가 서로 교류하며 서로에 대한 이해를 심화할 수 있도록 양국 경제계는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는 두 나라 정상 모두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오늘 아침 북한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저와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이 한반도와 동북아, 세계 평화를 위협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 역시 “오늘 아침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핵, 미사일 활동을 추진하는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동맹, 미일동맹의 억지력과 대처력을 한층 강화하고 한미일 사이 안보협력을 강력히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확인했다”며 “다만 북한과 대화의 창은 열려있다는 점에 변함은 없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일관계의 새 장을 ‘봄’에 비유하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주 도쿄에서는 벚꽃이 피기 시작했는데 긴 겨울철을 벗어나 12년 만에 한국 대통령을 일본에 모시게 됐다”며 “이번 일본 방문을 계기로 신뢰와 우정이 돈독해지고 한일 관계가 크게 비약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