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 따른 외국인투자자의 수급 위축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6일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 투자에 방어적 성향을 나타내는 상황에서 SVB를 비롯한 금융 리스크 우려에 따라 외국인 수급 회복은 다소 천천히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 16일 유안타증권은 미국 SVB 파산 사태로 외국인투자자의 수급이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
외국인투자자들은 SVB 사태가 터진 뒤 13일부터 15일까지 3거래일 동안 코스피시장에서 4천억 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들이 순매수한 종목도 미디어 및 교육, 필수소비재, 통신서비스 등 대체로 경기와 무관한 업종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에 이어 유럽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도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강 연구원은 “유럽 크레디트스위스의 불안한 상황은 이번 상황이 미국만의 문제가 아닐 가능성을 시사하며 유럽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국내증시 입장에서는 금융리스크 우려보다는 변동성의 전이나 외국인 수급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미국 SVB 파산 사태에서 한국은 직접적 영향권 밖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강 연구원은 “특히 한국은 SVB 사태의 영향권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며 “국내증시 변동성을 나타내는 VKOSPI의 완만한 상승이 이를 잘 보여준다. 한국의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도 잠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바라봤다.
원/달러 환율 흐름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꼽혔다.
강 연구원은 “전날 아시아 장중 달러 인덱스가 반등하기 시작했음에도 원/달러 환율은 하락하며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였다”며 “이 역시 한국 금융시장이 상대적으로 SVB 파산 사태와 거리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파악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