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2022년 4분기 세계 반도체 매출 1위에 올랐다. 다만 2023년 1분기에는 인텔에 1위 자리를 내줄 가능성도 거론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인텔을 꺾고 매출 1위 기업에 올랐다는 시장 조사기관의 집계가 나왔다.
인텔이 올해 1분기에 큰 폭의 매출 감소를 예고했지만 삼성전자도 메모리 업황 악화의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두를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23일 시장 조사기관 세미컨덕터인텔리전스(SI)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세계 반도체시장 규모는 매출 기준 5735억 달러로 2021년 대비 3.2% 성장했다.
다만 2021년 연간 성장률이 26.2%를 기록했던 점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2022년 4분기 반도체 매출은 159억 달러로 집계돼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 약 13% 감소한 것이다.
인텔 매출은 140억 달러로 2위에 그쳤다. 직전 분기 대비 8.4% 줄어들었다.
브로드컴과 퀄컴, SK하이닉스가 각각 3~5위로 뒤를 이었다.
세미컨덕터인텔리전스 보고서는 순수 파운드리업체에 해당하는 TSMC 등 기업의 매출을 집계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키오시아 등 메모리반도체 전문기업의 매출 감소폭이 특히 두드러졌다.
D램과 낸드플래시를 비롯한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요 약세가 더 뚜렷해지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메모리반도체 전문기업의 2022년 4분기 평균 매출은 3분기보다 25% 줄었다. 비메모리 업체들의 평균 매출 감소폭은 9%에 그쳤다.
인텔이 제시한 자체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4분기 대비 21.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매출 감소폭도 상당한 수준으로 전망되는 만큼 세계 반도체 1위 수성을 장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자체 실적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메모리반도체기업인 마이크론은 1분기 39%, 키오시아는 26%의 매출 감소를 전망했다.
메모리반도체기업들이 업황 변화에 비슷한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 역시 이들과 마찬가지로 매출에 큰 타격을 피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세미컨덕터인텔리전스는 2023년 세계 반도체 전체 매출이 2022년 대비 12%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업황이 하반기부터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것이다.
2024년에는 연간 반도체시장 성장률이 5~10%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예측도 이어졌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