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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이수만 백기사' 시선 부담, 하이브 'SM 정상화'로 주주 표심 잡기

임민규 기자 mklim@businesspost.co.kr 2023-02-16 14: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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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SM엔터테인먼트 이사 후보 명단에서 빠졌다.

'이수만 백기사' 역할이라는 의혹을 잠재우고 가장 시급한 사안인 3월 주주총회 대결에서의 승리를 노린 판단으로 보인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517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방시혁</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9437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수만</a> 백기사' 시선 부담, 하이브 'SM 정상화'로 주주 표심 잡기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SM엔터테인먼트 이사 후보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추후 이사회 참여 가능성은 남아있다.

16일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하이브가 제안한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 구성안을 두고 방시혁 의장이 경영권 확보와 함께 SM엔터테인먼트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일단 한 보를 물러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이브는 이날 이사 후보 7명 추천과 지배구조 개선안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SM엔터테인먼트 측에 제출했다. 주주제안권이 없는 하이브는 이수만 창업자 명의로 제안서를 보내며 2월20일까지 제안의 수용 여부를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하이브는 사내이사 후보로 이재상 하이브아메리카 대표와 정진수 하이브 최고법률책임자(CLO), 이진화 하이브 경영기획실장을 추천했다.

사외이사 후보는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와 홍순만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임대웅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 한국대표를 포함시켰다. 기타비상무이사에는 변호사 출신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파트너가 이름을 올렸다. 감사 후보자는 엔씨소프트 상무 출신인 최규담 회계사를 지정했다.

그동안 사내이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방 의장과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이번 이사 후보 명단에서 제외됐다.

하이브는 프로듀싱보다 경영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경영진에 배치함으로써 SM엔터테인먼트 내부 갈등을 정리하고 수익성 향상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인물은 1명도 이사 후보에 올리지 않아 강도 높은 지배구조 개편을 예고했다.

이재상 하이브아메리카 대표는 2021년까지 하이브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역임하며 '이타카홀딩스'를 인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진수 최고법률책임자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까지 보유한 기업법 전문가다. 이진화 경영기획실장은 SM C&C 광고사업관리실장 출신이다.

하이브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 고유의 색채를 존중하고 이를 지속 발전시키는 동시에 내부에서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인재를 양성해 나가기 위해서  크리에이티브 분야 이사 후보는 추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도 13일 하이브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 설명회에서 "SM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며 "SM만의 색깔을 계속 지켜가고 하이브는 이들이 더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방시혁 의장이 경영권 다툼을 승리로 마무리 지은 뒤에는 이사회에 직접 등판해 경영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2002년 SM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이그룹 블랙비트의 데뷔곡 '날개'를 프로듀싱하기도 했던 방 의장은 평소 이수만 창업자에 대한 존경을 표시해왔다.

방 의장은 10일 이 창업자와 낸 공동성명에서도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가 지향해온 메타버스 구현, 멀티레이블 체제 확립, 지구 살리기를 위한 비전 캠페인과 같은 전략적 방향성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와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의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선진화에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방 의장이 이번에 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것은 이수만 창업자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 내부 직원들과 일반주주를 의식한 탓으로 보인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의 SM라운지에서는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대한 직원들의 생각을 묻는 투표가 진행됐다. 11일 개시된 투표에 13일 오후까지 222명이 참여했는데 190표(85.6%)가 현 경영진의 편을 들었다.

다수의 일반주주도 이 창업자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기를 바라고 있다.

일반주주 가운데 상당수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이 창업자에 반하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의 편을 들었고 SM엔터테인먼트가 이 창업자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을 조기에 종료하자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다시 급등하기도 했다.

게다가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이사가 16일 오전 '해외판 라이크기획'의 존재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수만 창업자를 향한 여론이 더욱 나빠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성수 대표에 따르면 이 창업자는 홍콩에 세운 'CT플래닝리미티드'라는 개인회사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와 해외 레이블사 간 매출의 6%를 선취하고 있다.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발표하며 이 창업자가 라이크기획을 통한 잔여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는데 이 창업자와 SM엔터테인먼트 사이에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연결고리가 남아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창업자와 돈독한 관계를 표방해온 방 의장이 이사회를 이끌 경우 SM엔터테인먼트가 이 창업자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질 수 있다. 이런 부정적 여론은 주주총회에서 일반주주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또 다른 난관과도 마주했다.

하이브는 3월1일까지 일반주주들의 주식 595만1826주를 주당 12만 원에 공개매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지분을 43.45%(이 창업자 잔여지분 포함)까지 늘린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2월16일 오후 기준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12만 원을 훌쩍 넘어 13만 원을 향해 가고 있다. 주가가 계속해서 12만 원을 상회한다면 일반주주들이 하이브의 공개매수에 응할 이유가 없어져 하이브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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