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코스피지수가 앞으로 추가 조정될 수 있지만 저점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물가상승률 둔화속도가 예상보다 빠르지 않지만 인플레이션 흐름은 약화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주가는 추가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저점은 이전보다 높은 곳에서 형성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 코스피지수가 앞으로 추가조정은 가능하나 저점은 이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6.4% 올라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흐름은 조만간 끝날 것이라는 시장기대감도 사라지고 있다. 전날 코스피지수도 긴축흐름 지속 우려에 하락했다.
나 연구원은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전날 각각 7789억 원과 2672억 원을 순매도하며 코스피지수 하락을 이끌었다”며 “전망치를 웃돈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와 이에 따라 상향조정된 미국 기준금리 최종값 예상치 등이 매도세 원인이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자금 차입과 원화 약세도 지수 하락을 이끈 것으로 파악됐다.
나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에서 20조 원을 차입해 이례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했다”며 “이와 함께 원/달러 환율도 1280원대에 도달해 외국인투자자들이 순매도로 돌아서며 주가지수의 하락폭을 확대했다”고 바라봤다.
다만 미국 1월 소매판매가 높은 점은 코스피지수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1월 소매판매는 전날 국내 주식시장이 마감한 뒤 발표됐다. 지난 달과 비교해 3.0% 늘어 강한 소비를 나타냈다.
나 연구원은 “높은 소비는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미국 연준의 긴축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할 수 있다”며 “다만 미국 소비 증가는 국내기업 수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 국내기업 실적 전망치의 하향 조정은 마무리 국면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코스피 선행지수 흐름에서도 실적전망치는 저점에 가까워 앞으로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의 하향조정이 마무리되고 있다”며 “또한 현재까지 기업 가운데 78%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조정됐는데 과거 80%의 기업이익 전망치가 하향됐을 때 실적 전망치는 바닥을 형성한 바 있어 긍정적 지표가 확인되면 주가는 박스권 상단에 이를 것이다”고 분석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