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은 새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SK텔레콤의 인수에 대한 심사과정에서 케이블업계의 목소리를 높이는 등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은 15일 열리는 공정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케이블방송사업에서 인수합병을 통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
|
|
▲ 김진석 CJ헬로비전 대표. |
CJ헬로비전은 공정위의 심사결과가 나온 뒤 법무법인 화우를 새로운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다.
CJ헬로비전 입장에서 전원회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SK텔레콤과 공동으로 준비하는 내용 외에 CJ헬로비전의 입장을 더 명확하게 대변해줄 창구가 필요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CJ헬로비전은 이전까지 SK텔레콤이 선임한 법무법인 광장과 세종을 통해 관련 업무를 진행해왔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짧은 기간 안에 충실하게 소명자료를 준비하기 위해 법률대리인을 따로 선임했다”며 “케이블방송 사업자의 시각에 집중해 자료를 보완하고 대응 논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CJ헬로비전을 비롯한 케이블방송업체들은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할 경우 업계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공정위가 인수불허 방침을 정하자 케이블방송 업계의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막아 업계의 위기를 심화할 수 있는 결정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공정위가 내세운 권역별 점유율 기준에 따르면 앞으로 케이블방송 사업자끼리 또는 다른 유료방송 사업자와 인수합병이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국내 케이블방송업계는 과거 지역 독점체제를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인터넷방송(IPTV)의 성장에 밀려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케이블방송 가입자가 매년 줄어들면서 사업자들의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이 새 법률대리인을 선임한 이유를 뒤집어 보면 그동안 두 회사가 인수합병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CJ헬로비전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한 불만도 깔려있다고 할 수 있다.
CJ헬로비전이 새 법률대리인을 선임한 것은 전원회의뿐 아니라 그 이후의 과정을 대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CJ헬로비전이 전원회의를 불과 열흘가량 앞두고 새 법무법인을 선임한 것은 그 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사까지 확실히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며 “인수합병이 무산될 경우 행정소송 등 대응 절차를 속도 있게 진행하기 위한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15일 전원회의에서 최종 결정을 내린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공정위의 절차가 끝나는 대로 심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미래부와 방통위의 심사과정이나 심사가 끝난 뒤에도 화우에 법률 검토를 맡길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당장은 전원회의에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