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TV에 디스플레이를 주로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TV패널 생산시설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고 있어 삼성전자의 패널수급이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화권 업체들이 대형 LCD패널가격을 낮춰 공급하면서 중저가 TV업체들도 대형TV 가격경쟁에 뛰어들고 있어 삼성전자가 세계 TV시장에서 어떻게 입지를 지켜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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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석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 |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LCD TV의 세계 판매량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며 “중국 TV업체들이 이를 틈타 점유율을 높이며 세계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급격히 하락한 세계업체들의 LCD TV 출하량은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중국 상위 6개 TV업체들의 5월 LCD TV 출하량이 지난해 5월보다 11.6% 증가하며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시장을 벗어나 해외 판매를 확대하며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 연구원은 “중국 TV업체들이 대형TV 제품의 수출을 늘리며 해외진출을 확대하고 있다”며 “중국업체를 제외한 TV제조사들의 패널 구매량이 점점 줄어드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관측했다.
중국업체들이 대형TV의 판매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배경에는 중화권 디스플레이업체들이 대형 TV패널의 생산량을 지난해부터 크게 늘리며 공급가격을 낮추고 있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TV업체들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저가 제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데 패널가격의 하락으로 대형TV의 생산원가가 크게 줄어 이를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IHS에 따르면 중국 주요 TV업체들의 32인치 중소형TV 판매비중은 지난해 35% 정도에서 올해 들어 20%대로 낮아졌다. 반면 대형TV의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런 변화는 삼성전자의 TV사업 실적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중소형TV에서 가격경쟁이 벌어지는 데 대응해 비중을 낮추고 수익성이 높은 대형 LCD TV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 TV에 디스플레이를 주로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TV패널 생산라인을 구조조정하고 중소형 올레드를 중심으로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는 점도 삼성전자에게 불리하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서 TV패널을 공급받으며 가격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해왔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중화권 업체들로부터 공급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점점 어려워질 수도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6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사장단회의를 마친 뒤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생산라인을 중단하며 대면적화를 추진하는 만큼 삼성전자도 대형TV 생산에 더 집중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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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대형 LCD TV. |
이런 발언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중소형TV사업의 규모를 대폭 축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경우 LCD와 기술력에서 완전히 차별화한 대형 올레드패널을 적용한 올레드TV의 시장확대에 주력하고 있어 LCD TV시장의 경쟁심화에도 타격을 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고가TV에도 LCD패널을 적용해 승부를 펼치고 있는 만큼 중국업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를 꾸준히 만들어 가격 외에도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최근 차세대 기술인 QLED TV의 상표권을 출원하는 등 기술력으로 차별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하지만 실제 제품 출시시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삼성전자 LCD TV만의 차별화요소를 강화하는 데 더 주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