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2-12-26 15: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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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대주주 양도세 기준일(27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번에도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한 물량이 집중적으로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매년 12월이면 대주주 양도세 회피 물량이 나오면서 연말 국내증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는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는 매도물량 규모가 더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대주주 양도세 기준일(27일)이 2거래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해에도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한 물량이 집중적으로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2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국회가 5천만 원 이상의 금융투자수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은 2년 유예하기로 결정했지만 주식 양도 차익에 세금을 매기는 ‘대주주’ 요건은 기존 10억 원으로 유지해 대주주들의 대응에 따른 증시 변화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 양도세란 주식을 종목당 10억 원 이상 보유하거나 특정 종목 지분율이 일정 수준 이상일 경우(코스피 상장사 지분 1% 이상·코스닥 2% 이상) 대주주로 간주해 양도차익에 부과하는 세금을 말한다.
정부는 앞서 금투세 유예와 함께 대주주 요건을 종목당 100억 원 이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어야 한다'는 반대에 부딪히면서 대주주 요건을 기존 10억 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증권시장이 29일 폐장하면서 올해에는 27일 장마감 때 주식보유액을 기준으로 대주주 양도세가 부과된다. 이에 대주주 요건에 해당하는 투자자들이 27일까지 일시적으로 주식을 던지면서 양도세를 회피하려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증시에는 매년 연말이면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한 물량이 대거 쏟아지는 경우가 많았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개인투자자들은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해 12월 주식을 일시적으로 순매도하는 경향이 짙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2010년부터 2020년 한 해를 제외하고 11개년 동안 12월 한 달 동안 국내시장에서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은 그 이후 줄어든 보유 주식규모를 회복하기 위해 그 다음 달인 1월 주식 순매수에 나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1월 한 달 동안 2011년부터 12개년 가운데 9번 주식을 순매수했다.
대주주들의 양도세 회피에 따른 매도와 매수가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종목을 눈여겨 보는 것도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은 “코스피시장보다 개인투자자들의 보유비중과 거래비중이 훨씬 더 높게 나타나는 코스닥시장에서 12월 순매도 및 1월 순매수가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난다”며 “이러한 주식거래형태가 대주주 양도세를 회피하고자 하는 유인과 일관성을 가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양도세 회피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정부가 대주주 기준을 100억 원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투자자들은 그동안 대주주기준이 기존 10억 원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야의 첨예한 대립 속에 대주주 요건에 대한 합의가 늦어지면서 결정이 늦어진 점도 대주주 대응시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대주주 양도세 회피 물량의 경우 개인들의 비중이 큰 코스닥이 더욱 취약하다”며 “매년 반복되는 세금 회피를 위한 매도지만 올해는 이러한 세금 이슈가 연말을 앞두고 합의가 돼 뒤늦게 매물이 많이 출회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틀간 증시에서 개별주 매도에 의한 변동성 확대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010년이후 시가총액 관점에서 코스피에서 중형주, 코스닥에서는 대형주 중심으로 12월 개인 순매도가 집중적으로 나타났던 경험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유사하게 발생할 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본질적인 기업 가치는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시적 주가 하락이 나타난 상태이기 때문에 이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지영 연구원은 “이 같은 수급 이벤트가 유발하는 주가 변동성은 기업 가치(펀더멘탈)과 무관한 움직임이다”며 “단기 주가 급락이 나타나더라도 매도에 동참하기 보다는 저가 매수의 기회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한 대안 전략이다”고 조언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