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구조조정에 대한 노동조합의 반발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분사와 인력감축, 임금삭감 등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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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
권 사장은 29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서울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조선업계 CEO·전문가 간담회’에서 구조조정과 관련해 “상황이 안 좋으면 시장에 따라 회사의 몸집을 줄여서 대응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아버지가 100만 원 벌다가 60만 원을 벌게 되면 거기 맞춰서 살아야한다”며 “예전 아버지가 잘 살았을 때 월급만 생각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조선업 호황기 때 누렸던 복지혜택 등을 일정부분 축소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사장은 하이투자증권 매각과 관련해 “고민이 없다”며 “시장논리에 따라 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 노동조합이 일방적 매각을 반대하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반발하고 있지만 매각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9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기로 했다. 노조는 29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2016년 쟁의비 예산’을 심의확정해 이미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노조는 “회사는 그동안 무조건 밀어붙이면 된다는 무능경영만 자행하고 모든 현안을 처리하는데 노조와 구성원들의 요구와 뜻을 철저히 무시했다”며 “조합원에 대한 끊임없는 탄압과 노조의 존폐를 위협하는 회사 경영진의 만행에 맞서 단체행동권을 준비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노조는 조만간 파업 찬반투표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2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임금과 단체협약 협상과 관련해 조정신청을 냈는데 이르면 7월1일 결과가 나온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 곧바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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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
권 사장은 노조의 반발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권 사장은 7월1일 비상경영설명회를 열고 회사의 경영현황 등을 알리기로 했다. 7월부터 고정연장근무수당 폐지 등 달라지는 부분이 많아 노동자들이 이해할 점이 많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노조는 노사대표가 함께 모여 토론회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현대중공업이 진정으로 어렵다면 그 이유에 대해 노조위원장과 사장이 마주 앉아 토론해 해결책을 찾자”며 노사대표 긴급토론회를 제안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