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아마존의 미래 주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사업 분야는 어떤 것일까? 아마존의 사업구조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중요성을 금방 간파할 수 있다.
아마존의 2022년 3분기 IR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은 2022년 3분기에 순매출(net sales) 1271억 달러를 냈다. 그 가운데 아마존웹서비스 순매출은 205억 달러, 비중으로 보면 16%에 불과하다.
하지만 영업이익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3분기 아마존의 전체 영업이익은 25억 달러지만 아마존웹서비스의 영업이익은 54억 달러다. 아마존이 다른 사업에서 영업손실 29억 달러를 내는 동안 아마존웹서비스가 그 손실을 메워줬다는 뜻이다. 아마존웹서비스의 영업이익률을 계산하면 무려 26.3%에 이른다.
현재 아마존의 수익을 책임지는 사업은 아마존웹서비스고 결국 아마존웹서비스의 성장에 따라 아마존의 주가수익비율(PER)이 계속 낮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바로 이 아마존웹서비스 사업의 성장이 느려졌다는 것이다.
수치를 보면 잘 와닿지 않을 수 있다. IR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아마존웹서비스 사업의 매출 증가율은 무려 28%다.
문제는 이 증가율이 지금까지 아마존웹서비스 역사상 가장 낮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클라우드 사업의 고성장기가 끝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아마존이 3분기 실적발표를 한 이후에 아마존웹서비스의 정체와 관련된 기사가 상당히 많이 쏟아져 나왔다. 아마존 주가 그래프를 보더라도 실적발표를 전후로해서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클라우드 산업 자체를 두고도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야후파이낸스는 “투자자들은 클라우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믿었다”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팬데믹 기간까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로 몰려들었지만 하지만 그 성장은 점점 압박(squeezed)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파이퍼샌들러의 브렌트 브라셀린 애널리스트 역시 “기업들이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다”며 “클라우드가 거시적 경제 문제에 ‘면역(immune)’이라고 절대 볼 수 없고, 실제로 그 균열(cracks)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파악했다.
그렇다면 아마존의 주가를, 이익을 책임지는 아마존웹서비스의 성장은 정말 이제 끝난 것일까? 클라우드 산업은 벌써 황혼기에 접어들게 되는 걸까? 과연 아마존은 아마존웹서비스의 성장 돌파구를 어디서 찾고 있을까?
아마존은 아마존웹서비스 성장의 돌파구를 클라우드 산업의 ‘진화’에서 찾고 있다.
클라우드 산업은 지금까지는 개별 기업들에게 그들이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버를 제공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클라우드 산업이, 하나의 산업 분야를 통째로 묶어 그 산업에 특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른바 ‘산업 클라우드’다.
산업클라우드란 클라우드 자체에서 그 산업에 필요한 여러 가지 IT 기능들을 제공하는 형태의 서비스를 말한다.
예를 들어 여행에 특화된 산업클라우드를 활용하면 이 클라우드에서 지원하는 여러 가지 기능, 도구(API) 등을 활용해 항공권 예약, 호텔 예약 등 필요한 IT서비스를 손쉽게 구현해 낼 수 있다.
글로벌 회계법인인 딜로이트의 마이크 벡텔 수석 미래학자는 이런 경향성과 관련해 “소매 분야의 제품 추천, 호텔 예약, 보험 청구 관리 등와 같은 여러 산업별 기능이 API(애플리케이션 개발도구)를 통해 클라우드 네이티브 공급업체로부터 소싱이 가능한 방식으로 나아가는 중”이라며 “이는 시장 경쟁과 엔지니어링 인재의 부족과 관련 있는데 선도적인 조직들조차 기존 산업 시스템을 유지, 관리 및 운영하는 데 막대한 시간과 자원을 사용하고 있고 전반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다”고 분석했다.
아마존은 이런 산업클라우드 분야를 앞장서서 선도하고 있는 클라우드 사업자다. 특히 이 산업클라우드는 산업의 특수성이 강한 금융권에서 굉장히 수요가 높은데 아마존은 이 금융권을 정확하게 대상으로 삼고 산업클라우드를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는 최근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아마존웹서비스기반의 ‘파이낸셜 클라우드 포 데이터’를 출시했다. 기관투자자, 펀드 매니저 등이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분석 솔루션이다. 또 폴크스바겐과는 세계의 자동차 생산공장을 하나의 클라우드로 통합할 수 있는 ‘폭스바겐 인더스트리얼 클라우드’를 개발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도 ‘맞춤형’이라는 말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아담 셀립스키 아마존웹서비스 CEO는 2021년 말에 열린 ‘AWS 리인벤트 디지털 콘퍼런스’에서 “AWS는 산업 특화 사례를 위해 설계된 서비스들로 더욱 추상화된 계층을 구축했다”라며 “여전히 기업들의 클라우드 이동은 초기이고 우리는 산업 특화 사례에 서비스를 재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마존 주가는 10월 한 달 동안 거의 20% 가까이 하락했다. 하락세도 아마존의 실적발표 즈음인 10월 말 짧은 기간에 집중됐다.
아마존은 산업클라우드를 무기로 아마존웹서비스의 고성장을, 아마존 주가의 급등을 다시 한 번 이뤄낼 채비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초대형 빅테크 기업이 아니라, 클라우드를 무기로 사업의 혁신을 이뤄내려는 한국 기업은 없을까? 이 이야기는 다음 영상에서 다뤄보도록 하겠다. 윤휘종 기자